13년 만의 리그 3위-16위 강등권에서 UCL 진출팀으로...태극전사들의 분데스리가는 어땠나 [분데스 결산]
[OSEN=정승우 기자]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 정우영(25, 슈투트가르트), 이재성(32, 마인츠) 세 명의 태극전사가 분데스리가를 누볐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가 모두 마무리됐다. '초보 감독' 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끈 바이어 04 레버쿠젠이 무려 51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면서 리그 34경기를 무패(28승 6무)로 일찍이 우승을 확정 지었고 다름슈타트 98이 리그 전체 3승(8무 23패)에 머물면서 승점 17점으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 승격 한 시즌만에 다이렉트 강등됐다.
'낭만의 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팀을 상징하는 '아이콘' 마르코 로이스와 작별인사를 나눴고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인 1. FSV 마인츠 05,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우니온 베를린은 잔류에 성공, 다음 시즌에도 분데스리가에서 경쟁하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이 11년 만에 리그 우승을 놓치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 분데스리가, 한국인 선수들은 어떤 시즌을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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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아니다...23-24시즌 분데스리가 2인자는 VfB 슈투트가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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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 돌풍을 불러 일으킨 팀이 우니온 베를린이라면, 이번 시즌은 슈투트가르트다.
2022-2023시즌 승점 33점(7승 12무 15패)으로 리그 16위 강등권에서 시즌을 마쳤던 슈투트가르트는 당시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3-1 승리, 2차전 3-0 승리로 가까스로 잔류했다.
이후 슈투트가르트는 SC 프라이부르크에서 정우영을 영입하며 보다 안정적인 잔류 경쟁을 예고했다.
슈투트가르트의 돌풍은 리그 초반부터 시작됐다. 그 중심엔 스트라이커 세루 기라시가 있었다. 기라시는 리그 첫 5경기에서 10골을 몰아치며 리그 초반 7연승에 크게 기여했다.
'에이스 등번호' 10번을 부여받은 정우영은 리그 초반부터 공격 2선에 선발로 출전하며 활발히 움직였다. 공격과 수비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며 창의적인 움직임, 패스를 시도했다. 제바스티안 회네스 슈투트가르트 감독은 정우영에게 믿음을 보내며 한동안 주전 멤버로 기용했으나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
리그 초반 정우영은 황선홍 감독과 함께 중국 항저우로 이동,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차출됐고 2024년 초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었던 대한민국 대표팀에 차출, AFC 아시안컵 카타르에 출전했다.
이 기간 정우영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종종 교체로 나올 뿐이었다. 정우영 없는 슈투트가르트는 문제 없이 승점을 쌓으면서 바이에른 뮌헨과 치열한 2위 경쟁을 펼쳤다.
다행인 점은 정우영이 리그 최종전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 경기에서 번뜩인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 후반 교체로 투입된 정우영은 1골 1도움을 기록, 2골, 3도움으로 시즌을 마쳤다.
별 다른 문제 없이 팀에 잔류한다면 정우영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선다. 유럽 대항전에 나서는 만큼 기량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려야 하는 정우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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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1강'이었던 바이에른 뮌헨, 2010-2011시즌 이후 처음...무려 13년 만에 리그 3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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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는 지난 11년 동안 바이에른 뮌헨이 지배했다. 10회 연속 리그 우승(2012-13, 2013-14, 2014-15, 2015-16, 2016-17, 2017-18, 2018-19, 2019-20, 2020-21, 2021-22, 2022-23)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으며 그전까지도 이미 21회 우승을 기록, 독일 최고의 클럽으로 우뚝 섰다.
과거 리그에서 단독 질주를 펼쳤던 뮌헨은 일반적으로 리그 종료를 여러 경기 남겨둔 상황에서 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 상황이 많았다. 지난 시즌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경질되고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으면서 다소 불안한 전반기를 보냈지만, 끝끝내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위기를 느꼈기 때문일까. 바이에른 뮌헨과 투헬 감독은 공격과 수비에서 월드 클래스 선수들을 영입하길 원했다. 그리고 해냈다. 해리 케인과 김민재를 영입하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월드 클래스 선수를 품었다. 지난 시즌 도중 지휘봉을 넘겨받은 투헬 감독은 그토록 원했던 두 선수를 얻었고 이들과 함께 바이에른 뮌헨의 12시즌 연속 우승을 노렸다.
실패로 돌아갔다. 예상치 못한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역대급 무패 행진'을 달리는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일찍이 리그 우승을 내줬다.
가장 혼란스러운 시즌을 보낸 이는 아마 김민재일 것이다. 김민재는 이적 직후 치른 DFL-슈퍼컵에서부터 교체로 출전하며 자신의 실력을 뽐냈다. 팀은 0-3으로 패배했지만, 김민재는 특유의 과감한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시즌 개막을 알렸다.
김민재는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다요 우파메카노,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시즌 초반 잦은 부상으로 번갈아가면서 결장하는 동안 김민재는 든든하게 골문을 지켰다.
주전으로 올라선 것은 좋은 소식이나, 곧 '혹사 논란'이 뒤따랐다. 리그 개막 16경기 연속 선발 출전할 정도였다. 계속되는 출전에 다소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도 보였다. 그래도 김민재는 뮌헨 센터백 1순위였다.
김민재를 향한 분위기가 바뀐 것은 아시안컵 이후였다. 한동안 김민재를 기용할 수 없어지자 뮌헨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에릭 다이어를 영입했고 '굴러 들어온 돌' 다이어가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토트넘 홋스퍼에서는 '구멍'으로 불리며 조롱받았던 다이어지만, 뮌헨에서는 출전할 때마다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뮌헨은 18일 치른 리그 최종전에서 TSG 1899 호펜하임에 2-4로 역전패당하면서 2위 자리를 슈투트가르트에 빼앗겼다. 김민재는 부상 여파로 출전하지 않았다. 이 경기는 투헬 감독의 마지막 경기였다. 누가 지휘봉을 넘겨받을지 알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김민재는 다음 시즌 새 감독 아래서 다시 주전 경쟁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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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의 이재성, 마인츠 잔류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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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츠의 2023-2024시즌은 슈투트가르트 못지 않게 2022-2023시즌과 분위기가 크게 달랐다. 지난 시즌 리그 9위에 자리하면서 무난하게 시즌을 마쳤던 마인츠는 이번 시즌 지독한 부진에 빠지면서 당장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마인츠의 부진은 지난 시즌 말미 그 전조를 보였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치른 리그 최종전 전까지 리그 4경기 연패를 기록했다. 4경기에서 기록한 득점은 3점, 실점은 13점이었다.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크게 흔들린 마인츠는 전반기 17경기에서 단 1승만을 기록, 1승 8무 8패의 처참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사령탑 교체도 있었다. 17경기에서 승점 11점 획득에 그치자 성적부진의 책임을 물어 보 스벤손 감독을 경질했고 보 헨릭센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헨릭센 감독의 부임 첫 5경기에선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세부 전술의 변화는 있었으나 당장 성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5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2무 3패. 여전히 강등권에서 경쟁하는 마인츠였다.
이후 2월 17일 치른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 값진 승점 3점을 따낸 마인츠는 3월 16일 보훔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후 다름슈타트를 4-0으로, 호펜하임을 4-1로 제압하면서 시즌 막판 분위기를 올렸다.
이재성의 역할도 대단했다. 특히 이재성은 승점 3점이 절실하던 33라운드에서 펄펄 날았다.
시즌 초반 부진이 불러온 여파로 최종전까지 마음 놓을 수 없었던 마인츠는 33라운드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팀 도르트문트와 만났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지만, 도르트문트는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주전 멤버를 벤치에 앉혔고 이재성의 맹활약이 나오면서 경기는 마인츠의 3-0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당시 승점 3점을 추가한 마인츠는 승점 32점(6승 14무 13패)으로 리그 15위에 자리, '강등권' 16위 우니온 베를린(30점)과 격차를 2점으로 벌렸다.
이 경기 이재성은 교체로 빠져나가기 전까지 약 87분간 그라운드에서 활약했다. 2골 이외에도 슈팅 4회와 볼 터치 37회, 패스 성공률 84%, 기회 창출 3회, 상대 박스 내 터치 8회를 기록한 이재성은 활발하게 도르트문트 수비진을 괴롭혔다.
라운드가 종료된 후 독일 '키커'는 라운드 베스트11을 발표했는데 이재성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키커는 최전방 공격수로 일라스 베부(호펜하임), 세루 기라시(슈투트가르트)를 선정했고 중원엔 이재성과 막시밀리안 바이어(호펜하임), 브라얀 그루다, 레안드로 바헤이로(이상 마인츠)를 뽑았다.
수비엔 알폰소 데이비스(바이에른 뮌헨), 세프 반 덴 베르흐(마인츠), 플로리안 그릴리치, 파벨 카데르자베크(이상 호펜하임)을 꼽았다. 골키퍼엔 토마시 쿠벡(아우크스부르크)이 이름을 올렸다. 이재성은 이들 중 최고의 선수, '오늘의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명실상부 마인츠의 '에이스'로 거듭난 이재성은 다음 시즌 더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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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3인방 리그 출전 기록-트랜스퍼마크트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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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김민재 : 리그 25경기 출전 / 1골 2도움 / 출전시간 1,971분
슈투트가르트-정우영 : 리그 26경기 출전 / 2골 3도움 / 출전시간 617분
마인츠-이재성 : 리그 29경기 출전 / 6골 4도움 / 출전시간 2,1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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