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유전자 이겨낸 삼남매… 80대에도 일상 생활 비결은? [건강+]
“아밀로이드 침착, 과거 ‘사망선고’ 인식
발견 뒤 10년 넘게 건강한 사례도 많아
적극 치료 등 통해 중증 진행 차단 가능”
가장 큰 적은 ‘노화’… 생활습관 중요
숙면 등과 함께 ‘나’에 대해 아는 게 우선
40∼50대 잘 보내면 노화 늦출 수 있어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이사)는 지난 1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적극적인 치료와 생활습관으로 치매의 중증 진행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10년 전에 가졌던 ‘의학 정보’가 점점 과거형이 되고, 약물 역시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는 덕이다.
“전체 치매 중 PSEN1·2, APP 등 유전자에 의해 발생하는 유전자는 1% 미만입니다. 이 경우 진짜 ‘내 머릿속의 지우개’처럼 젊은 나이에도 치매가 발생하죠. APOE 유전자의 경우는 보통은 10%, 많게는 30∼40%까지 보고 있습니다.”
치매의 가장 큰 위험인자는 노화다. 뇌는 신체나이보다 일찍 노화를 시작한다. 구조적 측면에서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35세. 이후부터 부피가 지속적으로 연간 0.2%씩 감소하다가 60세 이후에는 연간 0.5%씩 감소한다. 건강한 사람의 뇌는 65세 전후 1360g, 90세에 1290g으로 줄어든다.
과거에는 치매를 이런 노화의 불가피한 과정 중 하나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인지장애가 일반적인 노화와 분리되기 시작했다. 치매 예방 노력으로 많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적 목소리도 더 커졌다. 같은 나이라도 뇌의 부피가 15% 정도 차이가 난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직업, 같은 유전자 변이, 비슷한 연령, 비슷한 치매 진행을 가진 두 환자가 있었습니다. 같은 약을 먹고, 같은 지시사항을 받았는데 두 사람의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한 환자는 긍정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냈는데, 다른 한 환자는 실의에 빠졌고, 가족 도움도 받지 못하고 사회생활도 단절됐습니다. 결국 한 분은 여전히 일상생활을 영위 중인데 다른 한 분은 이제 혼자 거동이 어려운 상황에 빠졌습니다.”
김 교수는 유전자를 전혀 공유하지 않은 부부가 ‘부부 치매’ ‘부부 뇌졸중’ ‘부부 파킨슨’ 같은 질환에 걸리는 것을 보면 단지 유전자만이 답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비만, 흡연, 신체활동 감소, 잘못된 식습관을 뇌의 노화를 앞당기는 요소로,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을 노화 촉진 3대 질환으로 지목했다.
일기 쓰기는 김 교수가 강조하는 활동 중 하나다.
“보통 일기를 쓸 때는 그날을 한번 돌이켜서 생각을 해보게 되죠. 그리고 그중에 가장 임팩트 있던 일을 기억하고, 그에 대한 감정을 씁니다. 돌이켜서 생각한다는 것(해마)과 감정을 느낀다는 측면(변연계 활성화)에서 뇌의 특정 부분을 활동하게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를 글로 쓰는 과정에 뇌의 전두엽, 두정엽 등 뇌의 왼쪽 전체를 다 움직이게 됩니다. 단순한 작업 같지만 뇌활동과 함께 그날의 감정을 다 쏟아내는 기능까지 하니 효과적인 거죠. 환자 중 한 분은 10년째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기를 쓰며 건강한 일상을 유지 중입니다.”
김 교수의 ‘7계명’은 다들 희미하게는 알지만 실천이 어려운 항목이기도 하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만 꼽으라면 뭘까.
김 교수는 주저 없이 “걷기부터 하세요”라고 답한다. 이를 통해 의지가 생기면 “설탕 등 단순당을 빼고 단백질을 잘 챙겨 먹는 식습관 교정”을 다음 순서로 권했다. 그다음으로 일기 쓰기 등의 순서로 갈 수 있다면 최선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 ‘나에 대해 아는 것’이 첫 번째 숙제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완전 야행성인 사람에게 수면 패턴을 180도 바꾸라고 하지 못합니다. 환자 중에는 본인이 실천 가능한 수준만큼 수면 시간 앞당기기로 개선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알아야 바뀔 수 있습니다. 너무 신기하게도 각오하는 순간 뇌는 바뀝니다. 40∼50대만 잘 보내도 노화의 시계를 더디게 가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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