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향배 가늠할 ‘운명’의 한 주 시작 [한양경제]

이승욱 기자 2024. 5. 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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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넷째 주 소비자·생산자물가 관련 지표 속속 공개
23일 ‘통방 회의’ 개최…“5월 회의 굉장히 중요”
11개월 연속 동결 ‘지배적’…“시그널이라도 나오나”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시장에서 ‘운명’의 한 주가 다시 찾아왔다. 금융정책 당국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금리 인하 예측이 불투명한 가운데, 향후 금리 향배를 좌우할 주요 경제 지표들이 5월 넷째 주에 집중 공개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된 이후 11차례 연속 ‘3.5% 동결’ 전망이 강하지만, 하반기 이후 금리 인하 일정 등을 예측할 수 있는 ‘시그널’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 한국은행이 작성하는 각종 경제 지표들이 잇달아 공개되고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가 열린다.

우선 화요일인 21일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가 나온다. 소비자동향조사는 소비자들이 현재 체감하고 있는 경제 상황을 짚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금리 향배의 시금석이 된다.

특히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라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예측할 수 있는 기대인플레이션 결과치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은행은 당초 기대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제시했다. 앞서 4월 조사 결과에 따른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쳐 목표치를 여전히 크게 웃돌고 있는 양상이다.

다만 정부가 최근 들어 물가 상황에 대해 ‘둔화 흐름’을 전망해왔기 때문에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이 가시화될지 눈길이 쏠린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대 2% 중반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발표 당일 1분기 가계신용 잠정 결과치도 공개된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 중 1조7천억원 줄어 12개월 만에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금융시장 동향’ 자료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 등에 따르면 4월 들어 가계대출이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1분기 결과치만으로는 가계대출 증감 동향을 예단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22일 수요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된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에서 거래되는 개별 기업간 1차 거래에서 형성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평균적인 물가 변동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물가지수다.

생산자 측면에서 물가 추이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흐름의 선행지표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역시 금리 향배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다.

이번 주 목요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해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핵심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달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통방 회의) 중요성은 시장에서 이미 각인돼 왔다.

이 총재는 지난 2일(현지 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방문한 조지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통방) 회의가 5월 통방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며 “논의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으로 5월 회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단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가시적인 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지긴 힘들 것이라는 게 시중의 지배적인 예측이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라는 기존 전망이 일부 후퇴하면서 상황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금융정책 당국의 판단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1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예상 밖 ‘서프라이즈’ 기록을 세운 점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와 환율 변동성 등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는 금리 인하의 ‘지정학적 리스크’ 요소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달에도 금리 동결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11연속 기준금리 동결 현실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하반기 금리 향배 등을 반영한 제한적인 암시라도 줄 수 있다면 통화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친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서 “5월 금통위가 올해 성장 전망 2% 중반으로 2월(2.1%)에 대비하면 상향할 것으로 예상되고 물가 전망치는 기존(2.6%)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예상보다 양호한 수출이 성장률 상향 배경으로 자리하지만 물가 전망치가 유지되면서 매파적 입장은 강화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하 연구위원은 다만 “수출 개선에 따른 성장 경로가 양호한 만큼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언급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반기 물가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금리 인하에 대한 관망 입장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승욱 기자 gun2023@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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