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가다] ⑧ 남아공 모인 한인 경제인들 "한국 알리기 동참"
한인회 "민간 차원의 공공외교에 주력…비자 문제 논의 필요"
[※ 편집자 주 = 우리 정부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6월 4∼5일 서울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아프리카는 인프라 확충 등이 필요해 다양한 경제교류 협력이 기대되는 곳입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에티오피아, 보츠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에서 발로 뛰고 있는 한상(韓商) 등을 만나 현지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 보고자 합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다음 달 4∼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내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남아공에 모인 한상들이 모국 홍보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재외동포 최대 경제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아프리카 지회 소속 한인 경제인들은 18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인근 미드란드의 키알라미 컨트리클럽에서 '2024 아프리카 지역사업 발전 모색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지회의 한태철 지회장과 구성모·이달훈 부회장, 케이프타운지회의 최경자 상임이사, 보츠와나 가보로네지회의 김채수 지회장과 김중수 고문 등 30여명의 한인 경제인이 참석했다.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은 최경신 상무관과 이문형 경찰 영사가 참석했다.
한 지회장은 "중국은 남아공 등 아프리카 국가의 풍부한 지하자원 등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우리도 한국 기업과 한인 사업가의 상품 등을 알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한국 정부는 중동에 비해 아프리카 지역에는 관심을 덜 기울였다. 앞으로는 아프리카에 대한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며 "대사관 등과 논의해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박람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프타운지회장을 지낸 최 상임이사는 "남아공은 미국과 영국, 중국, 일본 등과 경제동반자협정(EPA)을 맺었다"며 "한상 및 교민들은 G20 정상회의에 상당한 기대를 지니고 있으며 심도 있는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 지회장은 "우리가 각국 정부 리더 등을 움직일 수는 없지만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응원하고자 한다"며 "특히 내년에 윤석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한국과 아프리카 간 경제교류 협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최 상무관은 "각국에서 한인 기업인들이 열심히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한국과 해당국의 경제협력 강화와 국가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리카 22개국 33개 한글학교 교사들은 16∼18일 요하네스버그 포웨이즈의 인다바 호텔 등에서 열린 '2024 아프리카 한글학교 교사 연수'에 참가해, 현지에 한국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8회째인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5년 만에 다시 대면으로 열렸다. 11개 학교에서 50여명이 현장 교육에 참여했고, 22개 학교 교사 110여명은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가 주최하고, 재외동포청, 주남아공 한국대사관,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등이 후원했다.
임창순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장은 개회식에서 "한국어 및 한국의 역사·문화를 가르치는 한글학교 선생님들의 역할 덕분에 교민사회의 차세대 학생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가고 있다"며 "연수를 통해 더 나은 교육의 장을 열어가는 방법을 알아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은 김가이 사무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교육이야말로 오늘날의 한국을 있게 한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라며 "차세대 재외동포들에게 뿌리를 알려주고, 모국이 얼마나 훌륭한 나라인지 자긍심을 심어주는 선생님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임 회장은 17일 연합뉴스와 만나 "한글학교 교사들은 교민 수 감소, 재정난, 교사 수급 문제 등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이 봉사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교민사회가 관심을 갖고 꾸준히 한글학교를 지원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호영 부회장(에스와티니)은 "재외동포 자녀들이 한국어를 사용하고 한국 문화를 배우는 과정에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주려고 한다"고 말했고, 이경미 부회장(우간다)은 "최신 도서 1천500권을 보유한 도서관이 있다. 아이들에게 책을 빌려주고 독서록을 쓰게 해 한국어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활동상을 소개했다.
고경철 부회장(가나)은 "최근 한류 붐이 일면서 한국을 알고자 하는 현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인 자녀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와 역사 등을 전파하는 교육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인사회도 한국과 아프리카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7일 요하네스버그의 한 식당에서 만난 남아공한인회 임원진은 한국과의 교류를 조명하고,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자 민간 차원의 공공외교에 주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인회는 한가위 페스티벌, 김치의 날 기념 페스티벌 등에 현지인을 초대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전소영 한인회장은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제일 크고 발전된 나라로, 교민들도 자부심을 갖고 산다"며 "한국도 남아공을 거점 삼아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진출하고, 한국과 아프리카 간 교류가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성희 부회장은 "교민들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비자 문제"라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교류 협력을 포함해 교민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비자 발급과 연장 등도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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