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여성 리더 집결, 저출생·AI·기후변화 논의한다

양지혜 기자 2024. 5. 20.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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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뽐내는 글로벌 여성 리더들이 22~23일 열리는 제15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총집결한다. 이들은 저출생 문제부터 인공지능(AI) 혁명, 기후 위기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지혜를 나눌 뿐만 아니라 경력 개발과 자녀 양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타협하지 않고 마음껏 욕심냈던 비결도 공개할 예정이다.

그래픽=양진경

1980년대생 국가 수반이었던 저신다 아던(44) 전 뉴질랜드 총리와 산나 마린(39) 전 핀란드 총리는 여성 리더십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아던 전 총리는 2017년 뉴질랜드 최연소 총리로 뽑혀 5년 3개월 동안 ‘공감의 정치’로 국정을 이끌었다. 특히 2019년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 총기 테러 당시 검은색 히잡을 쓰고 무슬림 희생자 유족을 만나 위로하고, 동시에 총기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일은 그가 추구하는 리더십을 보여준다. 그는 2018년엔 딸을 낳으며 6주간 출산휴가를 다녀왔고, 모유 수유를 위해 유엔총회에 딸과 함께 참석하는 등 ‘엄마 정치인’의 행보를 개척해나갔다.

마린 전 총리 역시 2019년 만 34세 나이로 핀란드 총리가 됐다. 당시 세계 최연소 국가 정상이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안보 리스크가 커지자 핀란드가 75년간 유지했던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지난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가입을 진두지휘했다.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의 두려움은 전 세계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문제다. 수엘라 브레이버만(44) 영국 하원 의원과 조앤 윌리엄스(72)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ALC 저출생 세션에서 ‘출산한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사회’를 주제로 토론한다. 브레이버만 의원은 검찰총장이었던 2021년 3월 딸을 낳으며 유급 출산휴가를 6개월간 쓰겠다고 선언했고, 영국 의회는 전례 없던 규정을 신설해줬다. 그는 출산휴가를 다 쓰고 나서 검찰총장으로 복귀했고, 이듬해엔 내무장관으로 영전했다. 작년 EBS 인터뷰에서 한국의 합계 출산율(2022년 0.78명)을 듣고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고 말했던 윌리엄스 교수는 ‘워킹맘’이 육아에 에너지가 분산돼 직장 업무에 전력투구할 수 없다는 사회적 편견을 깨야 저출생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연구 데이터에 기반해 설명한다.

유엔 AI 고위급 자문기구 공동의장인 카르메 아르티가스(56) 전 스페인 디지털·AI부 장관은 온라인으로 ALC에 참여한다. 그는 AI 기술이 오용되지 않기 위해 사용 목적 등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유럽연합(EU) ‘AI 법’ 채택을 주도하는 등 AI 기술의 투명성 강화에 힘써왔다. 이번 ALC에선 AI 혁명으로 촉발되는 미래 사회상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EU의 AI 전문가 그룹 일원인 버지니아 디그넘(60) 스웨덴 우메오대학 AI정책연구소 소장도 연사로 나와 AI 알고리즘이 일으키는 에너지 과다 사용과 윤리 문제 등을 지적하며 반드시 보완해야 할 문제점을 논의한다. 라미아 카말-샤우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가정신·중소기업·지역개발센터장은 디지털화가 이끄는 기업 생산성 변화를 설명하며 경제협력을 통한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 해소 방안을 말한다.

쿠바 혁명의 대명사인 체 게바라(1928~1967)의 딸이자 소아과 전문의인 알레이다 게바라 마치(64) 박사는 한국과 쿠바의 협력 방안과 아버지 체 게바라에 대한 기억 등에 대해 강연한다. 게바라 박사의 이번 방한은 지난 2월 한국과 쿠바가 수교를 맺으면서 전격 성사됐다. 그는 “우리 가족이 쿠바 국민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자 아버지를 따라 의사가 됐다”며 “쿠바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양국의 연대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본의 인기 캐릭터 ‘헬로 키티’를 약 50년간 총괄하고 있는 야마구치 유코 산리오 캐릭터 디자이너도 ALC에서 지식재산권(IP) 산업의 미래를 다룬다. 출시 초기엔 특색이 없어 사장될 뻔했던 키티를 혁신적 아이디어로 800억달러(약 110조원) 수익을 낸 캐릭터로 키운 비결과, 자신만의 개성을 잃지 않고 경력을 추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밖에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백악관 복귀가 예상되는 미라 리카르델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도 ALC를 찾아 각각 한미 동맹의 가치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토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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