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에 유럽 데뷔 ‘대성공’ 배준호가 그리는 미래 “EPL 무대 누비고파, 대표팀서 흥민이형 꼭 만나고 싶어요”[SS인터뷰]
[스포츠서울 | 평택=정다워 기자] 유럽 진출 1년 차에 완벽한 시즌을 보낸 배준호(21·스토크 시티)는 더 큰 꿈을 그린다.
배준호는 지난해 여름 K리그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스토크 시티로 이적했다.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만 20세 어린 나이에 낯선 땅으로 향한 배준호는 기대 이상의 데뷔시즌을 보냈다.
38경기에 출전한 그는 2골5도움으로 제 몫을 했고, 팬이 선정한 ‘이번시즌의 선수’에 선정됐다. 이제 막 첫 시즌을 보낸 약관의 동양인이지만, 배준호는 팀 최고 선수로 정착했다. 스토크 시티 팬은 “배준호는 ‘한국의 왕’”이라 부르며 극찬하고 있다.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난 배준호는 “생각보다 빨리 적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덕분에 자신감도 생기고 좋은 시즌을 보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봐도 경기력이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 “내 응원가 들으며 소름…다음시즌에는 욕심내는 게 목표”
시즌 중반을 지나면서 배준호는 개인 응원가를 듣기 시작했다. “측면에서 달리는 배준호, 시티를 노래하게 한다. 그는 우리의 한국의 왕”이라는 가사다. 배준호를 향한 스토크 시티 팬의 애정과 믿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배준호는 “사실 처음에 갈 땐 적응만 잘하자는 생각이었다. 당연히 피지컬적으로 힘들었고, 기술적으로도 예상보다 뛰어났다. 힘든 시기도 있었다”면서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 적응을 잘했다. 훈련장에서부터 늘 좋았다. 적응한 후로는 내가 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응원가를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놀랐다. 소름이 돋더라. 경기 내외적으로 내가 팀의 핵심이 됐다는 것을 느꼈다. 싫지 않았다. 경기 할수록 내 장점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라고 돌아봤다.
노력의 결과다. 영어 공부에 매진했고, 내향적인 성격에도 적극적으로 동료에게 다가가 팀에 녹아들었다. 거친 잉글랜드 축구에 적응하기 위해 피지컬 훈련도 성실하게 수행했다. 그는 “처음에는 영어가 진짜 힘들었는데 이제 많이 발전했다. 말은 많이 알아듣는다. 스피킹을 더 잘하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훈련장에서 먼저 다가가기도 했다. 그러면서 말이 늘었다. 근육량도 많이 늘었다. 체중이 4㎏ 증가했다. 거의 근육만 늘었다. 그러면서 체력도 좋아졌고 자연스럽게 수비 능력도 생긴 것 같다”고 자평했다.
아쉬움도 있다. K리그 시절부터 기량에 비해 지나치게 이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토크 시티 이적 후에도 다르지 않았다. 배준호는 “나도 조금 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이타적인 스타일은 생각보다 고치기가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내 시즌 평점은 5점이다. 공격포인트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웃은 뒤 “다음시즌에는 정말 욕심을 내려고 한다. 팀에서도 욕심을 내라고 강조한다. 최소 10골을 넣고 싶다. 공격포인트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 “1~2년 내로 EPL에서 뛰고파”
2부리그이지만 챔피언십은 세계 최고의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멀지 않다. 직접 승격할 수도, 활약을 통해 1부리그 팀으로 이적할 수도 있다. 다음시즌 배준호에게는 모두 해당하는 얘기다.
배준호는 “영국에 사니 프리미어리그도 현장에서 봤다. 수준 차가 있더라. 프리미어리그를 향한 마음이 더 커졌다. 레스터 시티의 승격을 보며 정말 부러웠다. 직접 싸워본 팀이 다음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뛴다고 하니까 더 자극도 되고 와닿았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대전에서 승격을 경험했다. 그때 내가 핵심 선수가 아니었는데도 정말 짜릿하고 행복했다. 스토크 시티와 함께 프리미어리그에 간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다음시즌에는 내가 주축으로 팀 승격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만으로 20세에 불과한 배준호의 미래는 핑크빛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태산이다. 배준호는 “일단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게 목표다. 1~2년 내로 이루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4~5년 후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 시기면 대표팀에서도 계속 뛰어야 한다. 길거리에 다니는 것도 불편해져야 한다. 아직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 10년 후에는 꼭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해보고 싶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꿈을 위해 달려가고 싶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 “대표팀 솔직히 기대한다”
배준호는 지난 4월 카타르에서 열린 23세 이하 아시안컵에 함께하지 못했다. 소속팀이 생존 싸움을 하는 중요한 시기라 차출이 불발됐다.
배준호는 “정말 가고 싶었다. 꼭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탈락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올림픽 출전은 내 꿈 중 하나였는데 이번에는 이루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스토크 시티 사정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강등은 꼭 피해야 했기 때문에 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아픔을 뒤로하고 배준호는 이제 A대표팀을 바라본다. 축구계에서는 이제 배준호를 대표팀에 선발해 공격의 한 축으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크다.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배준호가 대표팀에서도 확실한 옵션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미 유럽 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만큼 당장 6월 소집에 불러도 무리가 없다.
배준호는 “대표팀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할까 봐 태연하게 있으려고 하는데 솔직히 기대하고 있다. 축구를 시작한 후로 대표팀에 가는 것을 꿈꿨다. 연령대 대표팀을 해봤지만 많은 관중 앞에서 응원받으며 뛰어본 적이 없다. 대표팀에 가서 이런 뜨거운 열기를 느껴보고 싶다. 6월에 뽑히면 좋겠지만 언젠가는 꼭 갈 것이라 생각한다. 꿈에 점점 가까이 가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에 가야 할 이유가 또 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턴) 등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배준호는 “형들을 꼭 만나보고 싶다. 같이 운동해보고 싶다. 희찬이형도 보고 싶고, 특히 흥민이형이 어떻게 운동하는지 보고 싶다. 정말 신기할 것 같다. 가서 친해지고 조언도 듣고 싶다”는 바람을 얘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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