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공보의까지 차출했더니...의사 한 명 없는 마을
[앵커]
정부가 의료 공백을 메우겠다며 보건소 공보의들도 상급 병원에 보내면서 외진 지역에선 의사 없는 동네까지 생겼습니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먼 거리에 있는 병원에 가야 하는 고충을 하소연하고 있지만, 언제쯤 의사가 돌아올지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윤성훈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7천5백여 명이 사는 부산 기장군 철마면.
병원과 약국 하나 없는 동네의 의료 버팀목은 보건소뿐입니다.
[김영숙 / 부산 철마면 주민 : 병원도 없고 약국도 없고, 너무 불편해요.]
그런데 지난 3월, 의료 공백 사태 여파로 문제가 생겼습니다.
동네 유일한 의사였던 보건소 공보의가 대학 병원으로 파견을 떠난 겁니다.
[김명선 / 88세 어르신 : 우리 촌에서 보건소 설치해서 편리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없으니까 오만가지 불편한 게 많습니다.]
하루아침에 동네 주민들은 다른 지역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원격 진료를 받는 처지가 됐습니다.
[박명자 / 74세 어르신 : 파견 가는 바람에 그게(대면 진료) 없어지더라고요, 이제 비대면으로 선생님한테 전화를 해서….]
특히 어르신들이 고역입니다.
"지금 선생님이 말하는 거 귀로 하나도 못 듣겠습니다, 말이 안 들려서."
병원이라도 가야 하는데, 동네가 외진 곳에 있다 보니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박차순 / 80세 어르신 : 걱정 많죠. 자다가 아프면 우짜노(어쩌나). 119(구급차)를 안 부른 이상 (버스) 73번을 안 타면 1시간 넘게 걸리고.]
정부가 집단 사직에 나선 전공의 자리에 공보의까지 투입하면서 지역의료에 공백이 생긴 셈입니다
[김명덕 / 72세 어르신 : 연세가 많은 분들이 정말 각종 혈압약이라든가 당뇨약 이런 걸 타실 때 보건소에 안 가면 없거든요.]
정부 대책은 어쩔 수 없이 대형 병원의 의료 대란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는 식'으로 급한 불을 끄는 사이 의료 소외계층이 위험에 빠지는 건 아닌지 꼼꼼하게 챙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YTN 윤성훈 (ysh02@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벅 '사이렌 오더' 주문 취소 안 되는 이유는?
- 독도에 급증한 쥐..."바다제비·식물 먹어치워"
- 파란색 신 여권, 신분증 역할 못 한다?...알아보니
- [자막뉴스] 법원에 등장한 뉴진스 이름 '깜짝'...민희진 지키려 직접 나섰나?
- 日 외무상 "낳지 않으면 무엇이 여성?" 발언 논란
- 안보리에서 미·러 정면 충돌...UN 내부에서 '한국식 휴전' 거론
- [속보] 대통령실 "미 우크라전 장거리미사일 허용 관련 한국에 사전통보"
- [단독] 연이율 5천%에 가족관계증명서까지...검경 단속 비웃듯 불법 사채 활개
- '백두산 호랑이' 중국 민가 습격...농민 물고 달아나
- '초코파이'에 분노한 김여정...북한, 대북전단 전격 공개한 이유 [Y녹취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