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배치 앞둔 레이저 무기...드론부터 전술핵까지 다 잡을 수 있나 [밀리터리 월드]

이종윤 2024. 5.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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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30만km로 표적 동시 타격, 1회 발사 비용 2000원 불과
극초음속·미사일·전투기·위성 요격에도 쓸 수 있게 연구 계속
국가 주요 시설 대테러 방어에 투입… 해외 수주 가능성 커
고출력 고성능 레이저 무기, 진화 거듭해 '게임체인저' 가능
[파이낸셜뉴스]
대규모 공격 드론을 요격하는 대공 레이저무기 상상도. 레이저 무기의 장점은 한곳에 집중하는 지향성과 에너지 집중도가 우수하며 빛의 속도로 목표물 무력화가 가능하다. 또한 다표적 교전 및 신속한 재조준과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뛰어난 가성비와 부수적 피해도 최소화 할 수 있다. 반면 날씨의 영향을 받고 직진성으로 경로상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 사용이 제한되며, 현재까지는 규모·무게·출력 등에 한계로 표적에 일정 시간 지속해서 레이저를 조사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사진=유튜브, US Military News 캡처

세계 최초로 레이저 대공 무기 '블록-1'이 2026년 전력화 완료를 목표로 올해 하반기부터 우리 군에 실전 배치된다. 레이저 무기는 특성상 빛의 속도인 초속 30만㎞로 발사돼 거의 동시에 여러 개의 표적을 연속 타격할 수 있다. 실전 배치를 앞둔 레이저 무기는 20㎾급 출력으로 드론 등 무인기를 요격할 수 있다. 군 당국의 무기 시험 평가에서 3㎞ 밖 표적 30대를 모두 파괴해 국방부로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렇다면 레이저 무기로 북한의 전술핵 무력화도 가능한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렇다'이다. 갈 길은 멀지만 이론상 앞으로 출력을 더 높이고 사거리를 더 늘리면 전투기와 군 정찰위성은 물론 핵을 탑재한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술적 성숙도가 현재보다 월등히 높아지는 2030년대 이후에는 전쟁의 판도를 바꾸어 놓는 게임체인저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사업청은 2019년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 (왼쪽)개발에 착수했으며, 2024년 육군 방공부대의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2023년 4월 26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최근 충남 태안 안흥시험장에서 레이저 대공무기 시험평가를 진행했으며 전날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블록-Ⅱ'(오른쪽)는 2030년 이전까지 개발될 기동형 즉 이동이 가능한 레이저 무기로 출력은 30㎾로 알려져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드론 요격에서 미사일 요격·해군 전투함·군용 항공기 탑재로 진화 중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한 레이저 무기는 국방부가 양산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본격 전력화되면 무기 양산 단계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게 돼 한화의 주력 상품이 될 전망이다. 1회 발사 비용도 2000원으로 전 세계 동종업계 최저 수준으로 알려졌다.

레이저 대공 무기 블록-1을 넘어 2030년까지는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30㎾ 출력의 차세대 레이저 무기 '블록-2'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이저 무기는 군뿐만 아니라 공항, 항만, 발전소 등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테러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해외 수주 가능성도 높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30년 이후부터는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3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블록-1, 블록-2을 뛰어넘는 고출력을 갖게 될 블록-3는 중거리 드론요격능력뿐 아니라 미사일 요격에도 사용되며 해군의 전투함과 공군의 항공기에도 탑재되도록 만들어질 계획이다.

미 공군의 AC-130J에 탑재된 공중고에너지레이저(AHEL) 체계로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상상도. 자료=미 공군 제공

방위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군의 전투함에 탑재될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3는 100㎾의 출력을 갖는 것이 목표다.

레이저 무기의 핵심 문제는 출력이다. 출력을 높일수록 대응할 수 있는 표적의 범위가 증가한다. 대전차 미사일을 파괴하려면 100㎾급 출력, 순항미사일은 300㎾급 출력, 전투기나 지상표적 파괴를 위해서는 메가와트(㎿)급 출력이 필요하단 얘기다.

출력이 클수록 그 위력이 증대되지만, 고출력을 내려면 그만한 에너지가 소요되며 지속적인 발사를 위해선 장비의 고열을 식히는 냉각 장치 등도 필요해 전체 시스템의 규모가 매우 커져야 하는데 현재 기술력으로서는 이를 넘어서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창과 방패처럼 인류의 역사에서 공격과 방어에 필요한 무기체계는 매번 한계를 뛰어넘어 진보와 진화를 거듭해 왔다. 미래의 향상된 레이저 무기는 전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

고속 비행기에 탑재 가능한 'ABC'(Aero-adptive Aero-optic Beam Control)로 명명된 이 레이저 포탑은 록히드 마틴이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미 공군 연구소(Air Force Research Labratory)의 의뢰로 2019년 이전부터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록히드 마틴 제공
■미국·영국·독일·이스라엘·러시아·중국 등 치열한 레이저 무기 기술 경쟁

우리나라는 지난 1999년 ADD와 대우중공업, 서울 K대학 연구팀과 함께 레이저포를 개발에 돌입했다. 올해 레이저무기가 실전배치 되면 개발과정에서 실전 배치까지 최소 25년이 소요된 셈이다.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은 이미 출력 50㎾, 사거리 3~5㎞의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전력화를 추진 중이다. 미 해군은 2022년 알레이 버크(Arleigh Burke)급 구축함에 레이저 무기를 시험 설치했으며, 미 공군은 향후 F-35 등에 레이저 무기를 탑재해 공대공 미사일 요격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50㎾급 레이저 무기를 C-130, C-17 수송기 등에 장착해 상승단계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공중 레이저(ABL) YAL-1. 기수에 둥근 포탑같이 보이는 부분이 레이저 포드(LASER pod)다. 미국이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해 개발하다가 취소됐다. 사진=유튜브, Laser Weapons, New Mind 캡처

영국 국방부도 지난 3월 공개한 영국 최초의 고출력 레이저 무기 '드래곤파이어'가 공중의 표적을 맞추는 영상을 공개했다. 1㎞ 떨어진 거리에서 동전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정확도가 뛰어나다며, 하늘을 나는 비행기나 미사일을 정확히 맞추는 시뮬레이션 영상도 함께 선보였다.

러시아는 탄도미사일 요격과 우주궤도에 있는 각종 위성 센서 파괴를 목적으로 소콜 에셜론(Sokol Eshelon)으로 불리는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형 레이저 무기 페레스베트(Peresvet)를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드론 요격용으로 10㎾급 레이저 무기인 사일런트 헌터(Silent Hunter)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30㎾ 출력의 지상 기반 레이저 무기 LW-30와 항공기 탑재 레이저 무기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미 공군이 지난 2022년 10월 28일 공개한 F-15 전투기 레이저 풍동 실험. 전투기 동체 포드에 장착된 지향성 에너지 무기 레이저 발사시 속도와 온도변화, 주변에 흐르는 수증기와 공기의 흐름, 유체의 변동 등에 따라 크고 작은 광범위한 교란을 일으킨다. 이 테스트에서는 유체의 흐름을 정확하게 관찰하기 위해 Schlieren Photography를 사용해 관련 연구를 수행한다. 공개한 이미지에서 유체의 흐름과 움직임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미 공군(USAF) 제공
■2030년대 이후엔 진정한 게임체인저로 등장할 가능성

역사상 무기체계의 기술수준에 따라 전쟁 및 전투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여러 전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이 보유한 항공기는 대부분 구형이지만 양적인 면에서 충분한 위협으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지구촌 전장에서 소형 드론은 정찰·감시·표적 획득·자폭 공격 등 다양한 형태로 운용된다. 지난 2014년엔 실제 아군 지역을 비행 후 파주 인근에서 추락해 식별된 사례와 2022년 12월에도 북한의 소형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실을 파악하고 대응에 나섰지만, 격추·포획하지 못했다. 그중 1대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주변에 설정돼 있는 비행금지구역(P-73) 북단도 일시 침범했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SHIELD 레이저를 이용한 F-16 투사 이미지. USAF는 수십 년 동안 레이저 무기 개발에 투자해 왔다. 과거에는 보잉 747, C-135 등 대형 항공기에서 지향성 에너지 무기가 연구됐다. 현재 미국의 레이저 무기 개발은 F-16이나 F-15와 같이 전투기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소형화된 수준으로 발전했다. 사진=록히드 마틴

최근 북한은 모든 기상조건에서 운용 가능하며 다양한 탄두장착이 가능하며 요격이 어려운 다종의 첨단 탄도미사일과 장사정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에는 정밀유도기술을 발전시켜 군집비행이 가능하고 스텔스 성능을 갖춘 자폭형 무인 드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이는 한미 연합군의 핵심자산을 파괴할 의도를 가진 위협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아군의 시설과 장비, 인원과 나아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추후 작전 능력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할 무기체계로서 고출력 고성능 레이저 무기 체계는 진화적 무기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레이저 무기 체계는 2030년대 이후엔 자주국방의 상징이자 진정한 게임체인저의 핵심으로 떠올라 대한민국을 굳건하게 수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영국 국방성이 공개한 레이저 무기 '드래건파이어' 시험발사 장면. 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CNN이 방송한 영상엔 영국이 올해 1월 스코틀랜드에서 진행한 새로운 레이저 지향성 에너지무기(LDEW)인 '드래건파이어' 시험 발사에 성공, 공중표적을 맞히는 장면을 담고 있다. 드래곤파이어의 1회 발사 비용은 13달러(약 1만7000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사진=CNN 방송 캡처
2021년 12월 14일 미 해군 '포틀랜드' 함이 아덴만 해상 표적을 향해 레이저 무기를 발사하고 있다. 미국 해군은 레이저무기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목표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상세한 레이저 출력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150kW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병대가 적외선 촬영했다. 사진=미국의소리(VOA) 홈피 캡처
미 해군이 2014년 12월 10일(현지시간) 공개한 레이저포. 개발 기관인 미 해군연구청(USNI)은 전날 2014년 9~11월에 걸쳐 페르시아만에 있는 미 해군 수륙양용 수송함 폰스호가 탑재한 레이저포를 사용해 미사일과 소형선박, 무인항공기 등의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미 해군연구청(USNI) 페이스북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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