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열도 열광, 전설의 'ML 무패+신기록' 신인투수 "도넛과 커피 살 때만 밖에 나간다"

[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시카고 컵스 투수 이마나가 쇼타의 19일(한국 시각) 투구 모습. /AFPBBNews=뉴스1

'일본의 괴물 좌완 루키' 이마나가 쇼타(31·시카고 컵스)가 지는 법을 잊었다. 평균자책점 0점대와 함께 마침내 메이저리그 새 역사까지 썼다. 일본 팬들은 더욱 열광하고 있다.

이마나가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88구)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이마나가는 불운하게도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0-0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을 종전 0.96에서 0.84까지 끌어 내렸다. 규정 이닝을 소화한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0점대 평균자책점을 찍고 있는 건 이마나가가 유일하다.

이마나가는 올 시즌 9경기에 선발 등판,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를 마크하고 있다. 총 53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40피안타(3피홈런) 9볼넷 58탈삼진 7실점(5자책) 피안타율 0.20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1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날 역투와 함께 이마나가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이마나가는 메이저리그가 평균자책점을 공식적으로 집계한 1913년 이후 데뷔 첫 9차례 선발 등판 경기에서 역대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오프너 제외)한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페르난도 발렌수엘라(64)로, 지난 1981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한 뒤 9경기 동안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0.91을 마크했다. 발렌수엘라는 당시 내셔널리그 신인상 및 사이영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이날 이마나가는 앤드류 맥커친(지명타자)-브라이언 레이놀즈(좌익수)-코너 조(1루수)-에드워드 올리바레스(우익수)-닉 곤잘레스(2루수)-자레드 트리올로(3루수)-조이 바트(포수)-마이클 테일러(중견수)-닉 윌리엄스(유격수)로 이어진 피츠버그 타선을 상대했다. 이마나가는 1회 선두타자 앤드류 맥커친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1회를 마쳤다. 이후 이마나가는 4회 2사까지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에 성공했다.

시카고 컵스 투수 이마나가 쇼타의 19일(한국 시각) 경기 모습. /AFPBBNews=뉴스1

7회가 가장 큰 위기였다. 2사 후 트리올로와 바트에게 각각 좌전 안타를 맞으며 1, 2루 실점 위기에 몰린 것. 그러나 후속 마이클 테일러를 3구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이마나가가 마운드를 내려가는 순간, 리글리필드에 운집한 홈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마나가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컵스는 9회말 크리스토퍼 모렐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풀카운트와 도쿄 스포츠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경기 후 이마나가는 "(평균자책점 1위는) 정말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평균자책점을 더 낮추려는 등의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마나가는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그를 알아볼까. 이에 대한 질문에 이마나가는 "아직 그렇게 밖으로 많이 나가지 않는다. 단지 도넛과 커피를 사러 갈 때만 외출할 뿐"이라면서 "앞으로 더욱 좋은 성적을 올려서, 시카고 거리에서 사람들이 나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시카고 컵스 투수 이마나가 쇼타의 19일(한국 시각) 경기 모습. /AFPBBNews=뉴스1

시카고 컵스 투수 이마나가 쇼타의 19일(한국 시각) 투구 모습. /AFPBBNews=뉴스1

한편 이마나가는 2015년 일본프로야구(NPB)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까지 일본 무대 통산 165경기(1002⅔이닝 1021탈삼진)에 출전해 64승 50패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거뒀다. 일본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했다.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특히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에서는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3이닝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마나가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그리고 4년 5300만 달러(약 734억원)에 계약하며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LA 에인절스 등과 경쟁이 붙었으나 최종 승자는 컵스였다.

일본프로야구 경력까지 합하면 경험이 풍부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어쨌든 신인이다. 이마나가는 지난 4월 2일 콜로라도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6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이어 8일 LA다저스전에서는 4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마크했다. 14일 시애틀전에서 5⅓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2승째를 챙겼다. 계속해서 21일 마이애미를 상대로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승리를 따낸 뒤 27일 보스턴전에서는 6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4승 달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이마나가는 뉴욕 메츠를 상대로 7이닝(87구)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시즌 5번째 승리를 챙겼다. 이어 8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7이닝(102구)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승패 없이 경기를 마친 뒤 14일 애틀랜타전에서는 5이닝(98구) 동안 7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해냈다. 그리고 이날 다시 한 번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일본과 컵스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시카고 컵스 투수 이마나가 쇼타의 19일(한국 시각) 경기 모습.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