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엽 만큼 좋은 타자” 새로운 도전하는 150km 1차지명 유망주, 아마추어 시절 명성 되찾을까
[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우완투수 장재영(22)이 타자 전향에 도전한다.
키움은 지난 19일 “투수 장재영이 타자로 전향한다. 장재영은 오는 21일 퓨처스리그 이천 두산전에 지명타자로 출전한다”라고 발표했다.
장재영은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신인 계약금은 9억원으로 KBO리그 역대 2위, 구단 역대 1위를 기록하며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시속 150km를 가볍게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향후 키움 선발진을 이끌 에이스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3시즌 동안 장재영은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통산 56경기(103⅓이닝) 1승 6패 평균자책점 6.4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에는 3선발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고 지난 1일 퓨처스리그에서 1경기에 등판했지만 또 다시 손저림 증세 때문에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장재영은 구단과 논의 끝에 팔꿈치 수술이 아닌 재활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지만 고심 끝에 단순히 재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 전향에 도전하기로 했다. 키움은 "구단은 지난 7일 고척스카이돔 구단 사무실에서 팔꿈치 부상 치료를 논의하기 위해 장재영과 만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포지션 전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면서 팀과 선수의 미래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라고 장재영이 타자 전향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키움은 "장재영은 앞으로 2군에서 경기와 훈련을 소화하며 적응기를 가진다. 당분간 타격 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장재영은 덕수고 시절 투수 못지않게 타격에도 재능을 보였고, 프로에 와서도 스프링캠프 기간 타격 훈련을 병행한 경험이 있어 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비 훈련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 장재영은 구단과 면담 과정에서 유격수 도전 의지를 밝혔고, 구단도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다만 팀의 미래와 선수의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구단이 제안한 중견수 훈련도 함께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구단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 등 우수한 운동 능력을 지닌 장재영이 좋은 타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방침이다"라고 자세한 계획을 설명했다.
장재영은 덕수고 시절 타자라도 상당한 경기에 나섰다. 사실 고등학교 성적만 본다면 투수보다는 오히려 타자쪽 성적이 좋았다. 장재영은 타자로 고교통산 33경기 타율 3할6푼(75타수 27안타) 3홈런 26타점 OPS 1.142을 기록했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타율 3할(30타수 9안타) 6타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장재영을 지명했을 때 키움 단장으로 있던 김치현 전 단장은 당시 "나중에 메디컬 체크를 마치고 선수와 직접 면담을 해 본 뒤에 포지션을 결정해야겠지만 타자로도 평가가 좋다. 물론 수비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야수로는 물음표다. 하지만 타자로만 보면 우리는 나승엽(롯데 자이언츠 2라운드)보다도 장재영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승엽도 정말 좋은 타자이지만 장재영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라고 평했다.
장재영은 지난해 투타겸업에 도전하기도 했다. 다만 공식경기에서 타자로 출전한 것은 시범경기에서 2경기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잠재력은 분명히 있지만 프로무대에서 타격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지난 19일 인터뷰에서 "본인이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4년 동안 성과를 내려고 했는데 제구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다. 팔꿈치 부상이 타자 전향에 결정적인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아깝다. 150km 이상을 던지는 재능을 아무나 타고 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신인 때 모습을 보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결국 강속구를 던져도 제구가 뒷받침 되어야 리그에 정착을 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장재영이 이제는 투수에 대한 미련을 조금 많이 접은 것 같다"라고 말한 홍원기 감독은 "포지션은 차후의 문제다. 우선은 타격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유격수를 하면 공을 많이 던져야 해서 나는 외야수를 하며 타격에 전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지만 본인이 유격수에 대한 애착이 굉장하다. 아마추어 때 아무리 잘했어도 프로는 또 다르다. 입단하자마자 타격, 수비, 주루 훈련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적응을 하는지 봐야한다. 정말 가능성이 있고 2군에서 좋은 보고가 올라온다면 1군에 올라올 수도 있다. 다만 장담을 할 수는 없다"라며 장재영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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