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요?" 커터칼 피습 악재 딛고 '선거의 여왕'으로[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8년 전 오늘(2006년 5월20일), 서울 한복판에서 정치 테러가 자행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표일 당시 지방선거 지원 유세 도중 괴한에게 습격당해 얼굴을 다치면서다. 테러로 얼굴 옆부분이 11㎝가량 찢어졌다. 조금만 더 아래쪽에 자상을 입었다면 안면마비 등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큰 부상을 입었지만 박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은 이 일로 완전히 달라졌다. "대전은요?" 발언이 알려지며 단숨에 '선거의 여왕'으로 부상했다.
사건은 2006년 5월20일 오후 7시20분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일어났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 유세를 하려 단상에 올랐다. 5·31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었다.
이때 갑자기 달려든 괴한이 흉기를 휘두르면서 얼굴을 다쳤다. 흉기는 10㎝가량의 커터칼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 아래부터 턱까지 길이 약 11㎝, 깊이 1~3㎝의 자상을 입었다. 인근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았다. 3시간 넘게 수술을 받으며 60바늘을 꿰맸다.
범인은 50대 지모씨로 드러났다. 전과 8범으로 15년 가까이 복역하고 출소한 지씨는 오랜 수감생활이 억울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지씨는 범행 당일 박 전 대통령의 일정을 사전에 파악하고 인천에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가면서는 "원래는 오세훈 후보를 염두에 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로 지씨는 징역 10년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박 전 대통령 피습 사건은 "대전은요?" 발언으로 여전히 회자된다. 이 발언을 둘러싸고 '참모들이 준비했던 말'이라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1월 전말을 밝혔다.
유 시장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수술 다음날인 2006년 5월21일 '강력 대응'을 논의한 한나라당 의원총회 내용을 보고받자 "오버하지 말라고 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날인 2006년 5월22일 병실에서 선거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대전은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당초 수술을 받고 깨어난 직후 "대전은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맥락상 다소 잘못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전은요?" 발언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대전의 상황을 물은 건 대전시장 자리가 열린우리당 우세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발언의 파급력 탓인지 판세는 뒤집혔고 박성효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오 시장도 당시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박 전 대통령에게는 '선거의 여왕'이란 별명이 붙었다. 지난달 10일 치러진 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해 선거 유세와 관련한 조언을 듣는 등 '선거의 여왕' 대접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 사례와 유사한 정치인 피습은 최근에도 종종 벌어졌다. 올 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잇따라 습격을 당했다.
이 대표는 지난 1월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현장을 방문하고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약 20㎝에 달하는 흉기에 목이 찔렸다. 괴한은 이 대표에게 사인을 해달라며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는 목에 1㎝ 크기의 열상을 입었다.
배 의원은 지난 1월25일 서울 강남구 빌딩 안에서 돌로 가격을 당했다. 범인이 중학생으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줬다. 이 중학생은 배 의원에게 다가가 두 차례 본인이 맞는지 물은 뒤 주머니에 있던 돌을 꺼내 여러 차례 가격했다.
일본에서는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유세 도중 총기 피습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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