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금 따라 가다 역주행… 엉터리 교통 구조물 도색 [현장, 그곳&]
구간마다 담당자 달라 ‘제각각’
현황 파악 불가… 道 “개선할 것”
“엉터리로 칠해진 빗금 때문에 자칫하면 역주행 할 뻔 했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9시께 수원특례시 영통구 이의동의 한 사거리. 차량 통행이 많은 이곳은 도로 위 혼잡도가 높았다. 4차선 도로 위 차들은 우회전을 해야 하지만 구조물에 칠해진 빗금은 왼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를 보고 우회전을 시도하는 차들은 멈칫하다 앞에 차를 따라 우측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음 날 낮 12시께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의 한 교각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차량 진행 방향이 오른쪽인 이곳 구조물의 빗금 역시 왼쪽으로 가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일부 차량들은 우왕좌왕하며 순간 갈 길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이곳을 지나가던 이호현씨(30)는 “구조물에 칠해진 빗금은 도로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물 아니냐”며 “엉터리로 칠해진 빗금만 보고 따라가단 역주행을 해 사고가 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설치된 경기도내 구조물의 빗금 도색이 잘못된 방향으로 칠해져 있어 사고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19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시선유도표지 중 하나인 구조물 도색 빗금 표지는 설계속도가 50㎞/시 이상인 구간이나 도로 선형이 급격히 변하는 구간, 차로 수나 차도 폭이 변화하는 구간에 설치된다. 구조물 도색에 칠해진 빗금은 표지판 역할로서 운전자에게 차량의 진행 방향을 알려주고 교통흐름이 원활하도록 돕는 45도 각도의 사선을 말한다.
이에 따라 차량 진행 방향이 오른쪽인 경우 구조물 빗금 표시가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 위로 향해야 하고 차량 진행 방향이 왼쪽일 때에는 이와 반대 방향으로 칠해져야 한다.
하지만 도내 구조물 도색이 도로 안전시설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구조물이 설치된 구간마다 담당자가 다르다는 이유로 구조물이 어디에, 얼마나 설치돼 있는지 정확한 현황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도로시설물은 도로이용자들의 안전과 교통흐름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지자체에서 구조물 도색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기에 시급한 시정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다른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황 파악을 시작으로 문제점이 있으면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박소민 기자 so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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