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억 원 들인 속초 '수상 산책길'...2년여 만에 철거 수순
[앵커]
강원도 속초시가 3년 전 26억 원을 들여 만든 영랑호 수상 산책길이 결국, 철거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관광 명소로도 꼽혔지만, 환경 파괴 논란과 주민 소송 끝에 철거가 필요하다는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속초시가 받아들인 겁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호수 한가운데를 가로지른 속초 '영랑호수윗길'.
길이 400m, 너비 2.5m의 수상 산책로로, 교각 없이 물 위에 띄우는 부교 형태입니다.
이 수상 산책로는 지난해 64만여 명이 찾을 정도로 속초 관광 명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준공된 지 2년여 만에 철거될 운명에 처했습니다.
속초시는 2021년 말 전임 시장 때 관광을 활성화한다며 부교를 설치했지만, 환경단체는 환경 파괴 우려와 법적 절차 위반을 이유로 주민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1년간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조사 결과 부교 철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강원대 환경연구소는 환경영향평가에서 부교로 인해 수질 환경이 바뀌고, 조류의 다양성과 개체 수는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속초시는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받아들이고 철거 절차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민현정 / 속초시 관광과장 : 일단 시의회에 설명을 먼저 드리고 그다음에 행정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또 그 가닥을 잡아야 하고….]
환경단체는 속초시의 철거 결정을 반기며 빠른 철거를 촉구했습니다.
[김성미 / 속초고성양양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겨울 철새가 오기 시작하는 게 9월부터인데요. 겨울 철새가 오기 전까지 부교가 철거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철거를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석천 / 관광객 : 환경에 진짜 많은 지장을 준다고 하면 설치하지 말든가. 없어지면 굉장히 아쉬워할 것 같고, 있는 거는 유지해 잘 관리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교 설치에 투입된 예산은 26억 원.
철거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 부교 철거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촬영기자: 김동철
디자인: 우희석
YTN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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