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식료품도 구입하기 어려운 우리 농촌

관리자 2024. 5.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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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생활하려면 도시에 비해 여러가지 불편함을 감내해야 한다.

당장 몸이 아프면 집 가까운 곳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의원이 거의 없다.

마을에서 식료품을 살 수 있는 소매점이 사라지는 '식품사막'이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서다.

농촌마을 열곳 중에 일곱곳 이상은 식료품 가게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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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점 없는 마을 갈수록 증가
교통 지원·이동마트 운영 필요

농촌에서 생활하려면 도시에 비해 여러가지 불편함을 감내해야 한다. 당장 몸이 아프면 집 가까운 곳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의원이 거의 없다. 아이들을 위한 보육이나 교육시설도 크게 부족하다. 문화·여가 생활을 누리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여기에다 근래에는 신선식품 등 먹거리마저 구입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마을에서 식료품을 살 수 있는 소매점이 사라지는 ‘식품사막’이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서다. 이웃마을 또한 마찬가지니 장시간 차를 타고 원정 구매에 나서야만 한다.

통계청이 5년마다 실시하는 농림어업총조사 결과를 보면 2020년 기준 전국 행정리 3만7563곳 가운데 소매점이 한곳도 없는 마을은 2만7609곳으로 무려 73.5%에 달했다. 농촌마을 열곳 중에 일곱곳 이상은 식료품 가게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섬 지역을 제외하고도 자동차로 약 1시간40분 이상 가야 식료품을 살 수 있는 마을까지 있었다. 전북 정읍은 행정리 555곳 가운데 93.3%인 518곳, 전남 영광은 292곳 중 92.1%인 269곳이 소매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매점 없는 마을 비율이 90%를 웃도는 시·군이 6곳이며, 70% 이상은 87곳이나 된다. 4년 전 상황이니 지금은 더욱 악화했을 것이 뻔하다.

돈이 있어도 식료품을 구하기 어려우니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농촌의 경우 고령의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어서 거동이 불편한 데다 대중교통 여건마저 열악해 마트에 가는 것이 고역이다. 하루에 고작 한두번 오고 가는 버스를 타고 장을 봐서 무거운 짐을 나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또 디지털기기 사용도 서툴러 온라인 주문은 엄두도 내지 못해 답답하기만 하다. 아예 택배 배송이 안되는 마을도 있다.

그나마 일부 지역농협에서 특수 개조한 트럭에 각종 생필품을 싣고 마을 곳곳을 찾아가는 ‘이동형 마트’를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데도 수익은 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더이상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된다. 식품사막은 지방소멸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 농촌 주민들이 먹고 사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교통 지원과 민간사업자 보조금 지급, 이동 슈퍼마켓 운영 등 대책을 서둘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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