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탈락 파장… 野 일부 “경선 때 당원도 10% 이상 참여”

주희연 기자 2024. 5.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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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지지층 권한 확대 목소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민주당이 합니다’ 호남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8일 자신의 열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의 지지를 받은 추미애 당선자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 “아무래도 첫 길을 가다 보니 이슬에도 많이 젖고, 없는 길이어서 스치는 풀잎에 다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 행사에서 ‘당원과 국회의원의 의견이 일치하게 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한 당원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추 당선자 패배 후 일부 강성 지지자들의 탈당 행렬이 이어지는 등 반발이 계속되자, 당원들의 뜻을 당내 경선에서 적극 반영하는 이른바 ‘당원 중심 정당’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당원 행사에서 “당원 중심 정당은 그야말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변화, 급변, 격변에 들어 있어 새로운 현상을 맞닥뜨리게 된다”며 “그것이 이번 (국회)의장 선거에서 일부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 16일 민주당 22대 총선 당선자들의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국회의장 후보자 경선에서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미애로 합의봐’ 같은 구호를 내세우며 추 당선자를 지지했다. 이들은 당선자들에게 “추미애를 뽑으라”는 문자 폭탄도 보냈다. 그러나 우원식 의원이 추 당선자를 꺾자, 일부 당원들은 반발하며 탈당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19일 충청권 당원 행사에서도 “우리가 세계 역사에 없던 민중 혁명을 이뤄내고 있는데, 앞으로 가야 될 길이 참으로 멀다”며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고, 의견이 다를 수 있으나 맞춰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탈당하면 다시 들어오기 너무 힘이 드니 당비를 끊으라”며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내가 더 책임지겠다’고 해달라”고 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강성 당원들이 당 경선 등을 주도하는 방안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나왔다. 김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총선 민심을 반영할 당원 주권 정당 혁신 제1호로 ‘권리당원의 의견 10분의 1 이상 반영’을 원칙으로 하는 ‘10% 룰’을 제안한다”며 “국회의장 후보, 원내대표, 당 지도부 경선의 본선거와 예비선거부터 도입하자”고 했다. 국회의장 후보나 원내대표는 현역 의원들이 투표해 뽑는데, 여기에 당원들의 뜻을 10% 이상 반영하자는 주장이다. 개딸 등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은 “국회의장, 원내대표도 앞으로 우리 손으로 뽑겠다”며 김 의원 주장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그러나 한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나 국회의장은 원내 전문성 등이 고려돼야 해 의원들이 투표로 뽑는데, 그걸 무시하고 강성 당원들 뜻대로 가자는 주장”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 외에는 원칙적으로 시도당위원장이 기초의원, 광역의원, 기초단체장을 공천하다 보니 권한이 상당히 크다”며 “(오는 8월 있는)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권리당원들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2026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도당위원장을 뽑는 당내 경선에서 권리당원 표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 열성 지지층인 개딸 대부분이 권리당원이어서 권리당원 표 비중을 높이면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이 대표 뜻이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결국 작년 자신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이어 이번 국회의장 경선에서 이른바 ‘명심(明心·이 대표 의중)’에 대한 이반이 발생하자 당 장악력을 전방위로 강화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충청권 당원 행사에서 ‘연임해주세요’라고 적힌 당원 질문지를 받아 들고는 “연임…”이라고만 읽고 즉답하지 않았다. 옆에 있던 대변인이 ‘연임하기로 한 것 아니냐’고 하자 이 대표는 소리 내 웃기만 했다. 이날 당원들이 ‘연임’을 외치자 정청래 최고위원은 “(저도) 여러분의 생각과 같다”며 이 대표를 바라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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