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역특색 살린 차별화가 축제 성공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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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특히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에 있어 축제는 도시민을 불러들여 생활·관계 인구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나라엔 아시다시피 비슷비슷한 축제가 너무 많고 형식도 천편일률적입니다. 더구나 축제에 인기 가수나 연예인을 불러서 사람을 모아 그것으로 성공 여부를 판단합니다. 축제를 통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지역을 알릴 것인지에 관한 전략적인 아이디어가 부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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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 뻔한 유사 행사 난립
규모보다 ‘참신한 기획력’ 관건
방문객 참여·체험 콘텐츠 필요
지속가능성·글로벌 도약 위해
청년 전문가 양성 관심가져야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특히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에 있어 축제는 도시민을 불러들여 생활·관계 인구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럼에도 관심을 끄는 축제는 많지 않다. 농촌의 지역축제를 어떻게 하면 더욱 매력적이고 많은 이가 찾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을까. 차별화된 지역축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을 14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에서 만나 해법을 들어봤다.
“축제는 기획력과 콘텐츠 싸움입니다.”
2008년 세계축제연구소를 설립, 세계 90여개국에서 열리는 430곳의 축제 현장을 다니며 전문성을 쌓고, 축제 컨설팅과 자문활동 등을 활발하게 펼치는 유 소장의 말이다.
“우리나라엔 아시다시피 비슷비슷한 축제가 너무 많고 형식도 천편일률적입니다. 더구나 축제에 인기 가수나 연예인을 불러서 사람을 모아 그것으로 성공 여부를 판단합니다. 축제를 통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지역을 알릴 것인지에 관한 전략적인 아이디어가 부족해요.”
유 소장은 지역축제의 문제점으로 ‘과도한 농특산물 홍보’ ‘축제 전문 기획자 부족’ ‘유사 축제 난립’을 꼽았다.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매년 1170개 축제가 열리고, 소규모 행사까지 합치면 5000여개가 넘게 개최된다. 더구나 이 중 3000개는 농특산물 홍보 축제라는 분석이다.
유 소장은 대안으로 지역특색을 적극 살려 차별화할 것을 주문한다. 충남 태안에 있는 작은 섬 ‘황도’에서는 매년 정월 보름에 ‘붕기풍어제’가 열린다. 흔히 풍요를 비는 제사에는 돼지머리가 등장하기 마련이지만 이 축제에선 찾아볼 수 없다. 섬의 수호신인 뱀이 돼지와 상극이라서다. 대신 황소를 잡는다. 소가 유명한 지역도 아닌데 쇠고기를 나눠준다는 소문이 퍼졌고, 붕기풍어제는 축제 마니아 사이에서 이색 행사로 유명해졌다.
그는 또 축제의 규모보다는 지속성을 강조한다.
“축제 당일 사람들이 많이 오도록 주차장·숙소만 늘리면 안돼요. 한꺼번에 많이 몰리는 게 아니라 가능한 한 오랫동안 사람이 끊이지 않게 축제에 오도록 이끄는 게 중요합니다.”
강원 삼척 ‘장호어촌체험마을 축제’가 좋은 예란다. 장호마을은 바다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카누 체험으로 유명한 곳이다. 마을은 하루 이틀 축제로 끝나지 않고 상설 체험으로 관광객을 유도한다.
지역특색을 살려 축제를 개최해 성공한 해외 사례도 소개했다.
지중해 발칸반도에 있는 국가 세르비아에는 인구 1000여명 수준의 작은 마을 ‘구차(Guca)’가 있다. 이곳에서는 ‘구차 트럼펫 페스티벌’이 해마다 열린다. 1961년 시작 당시에는 4개 트럼펫 연주팀이 경연하는 작은 대회였지만, 지금은 매년 8월이면 세계 곳곳에서 트럼펫 연주팀과 사람들이 몰려 축제 참가자가 50만명에 이른다. 트럼펫 연주라는 독특한 콘텐츠와 작은 마을이 가진 자유로움이 어우러진 결과다.
유 소장은 현재 청년을 축제 전문가로 육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역청년을 축제 전문가로 키워야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축제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마을 공동체활동을 지원하는 ‘마을 코디네이터사업’ 등을 활용해 청년이 축제를 직접 기획·운영·홍보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의 조언은 이 부분에서 더욱 가슴에 와닿았다.
“축제의 기획력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에 달려 있고, 콘텐츠를 통해 인간미를 느끼도록 하는 게 가능할 때 의미 있습니다. 그런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지역·마을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다시 찾아 지역산 농특산물 소비에도 앞장설 겁니다.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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