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카페] 젊은 시절 극심한 스트레스, 알츠하이머 위험 높일 수 있어
젊은 시절 이혼이나 실직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경우 노년기에 ‘알츠하이머’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신경학회의 ‘신경학연보(Annals of Neurology)’ 최신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청년·중년기에 겪은 극심한 스트레스는 수십년 후에도 알츠하이머 발병을 비롯해 뇌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글로벌 보건 연구소 팀이 48세 이상 1290명을 대상으로 코호트(동일 집단) 연구를 수행한 결과다.
참가자들은 과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이별, 실직 같은 사건을 겪은 경험에 관해 의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런 다음 자기공명영상(MRI) 검진, 뇌척수액을 뽑는 ‘요추 천자’ 검사 등을 진행했다. 그 결과, 중년기 이전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일을 경험한 이들은 알츠하이머 유발인자인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더 많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알츠하이머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속에 축적되고 타우 단백질이 더해져 엉키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1저자인 엘레니 팔파티스 박사는 “중년기 이전 스트레스 경험은 뇌 건강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시기는 뇌가 발달하는 시기이고, 중년기부터는 뇌 건강에 해로운 단백질들이 본격적으로 쌓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때 받은 스트레스가 노년기 알츠하이머 발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은 경우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 불가피하게 겪은 스트레스성 사건으로 생긴 트라우마는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신질환 예방과 치료를 하는 게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과거 겪은 스트레스성 사건과 알츠하이머 발병의 상관관계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만큼, 정신질환 경험과 성별 등의 측면에서도 관련 연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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