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둥이가 독기를 품으면…연패 끊는다
“박경수 선배 도망가지말라 조언”
둥글둥글한 인상, KT 손동현을 보면 ‘순둥이’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제 ‘순둥이’의 이미지는 필요하지 않다. 선배의 조언을 마음에 새긴 손동현(23)이 독해졌다.
손동현은 19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팀의 두번째 투수로 나가 3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KT는 10-4로 승리하며 지난 16일 수원 롯데전 이후 이어진 3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지난 4월6일 잠실 경기 이후 LG전 4연패도 탈출했다.
이날 선발 성재헌은 3회를 채우지 못했다. 2.2이닝 3안타 4볼넷 1삼진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KT는 경기 초반부터 리드를 LG에게 빼앗겼다.
바로 다음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손동현이었다. 손동현은 구본혁을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운 뒤 4회에도 허도환-신민재-홍창기로 이어지는 LG 타선을 삼자 범퇴로 처리했다. 5회 역시 세 타자를 상대하며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6회에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아놓고 구본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강판됐다. 6회 마지막까지 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손동현의 이날 기록은 3이닝 1안타 3삼진 무실점으로 이날 선발 투수인 성재헌보다 더 선발다운 피칭을 선보였다.
손동현이 LG 타선을 틀어막자 타선에서도 힘을 냈다. 4회 강백호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한 뒤 5회에는 멜 주니어 로하스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더 따라잡았다. 6회에는 무려 7득점을 뽑아내며 빅이닝으로 장식하며 리드를 가져왔다. 승리 투수는 손동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민수가 차지했지만 사실상 이날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은 손동현이었다.
손동현은 마인드의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경기 후 그는 “생각을 바꾸다보니까 결과가 잘 나왔다”라며 “이전에는 그냥 ‘올라가면 주자 막아야지’ 혹은 ‘잘 던져야지’라고만 생각했는데 결과가 안 좋다보니 나 스스로 많이 의기소침해지고 작아지더라”고 했다.
이날은 ‘독기’를 품었다. 손동현은 “타자를 내가 무조건 ‘때려잡는다’는 식으로 독하게 마음을 먹고 던졌는데 그게 또 좋은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손동현은 “형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강해져야 한다’, ‘독하게 마음 먹어야 한다’라고 했다”라며 “나도 결과를 회피하려고 한 것 같다”고 돌이켜봤다. 특히 최고참 박경수의 말이 마음에 꽂혔다. 손동현은 “박경수 선배님이 어린 선수들에게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망가지 말라고 했다”라며 “프로 선수가 강하게 해야 결과가 따라오지 않겠느냐라며 그런 식으로 하면 ‘너희 절대 못 큰다’라고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평소 들어볼 수 없는 현실적인 조언이기에 더욱 마음이 와닿았다.
긴 이닝을 던졌고 KT가 현재 선발진에 자리가 많이 비어있는 상태이기에 선발 욕심도 낼 법했다. 그러나 손동현은 선발 이야기만 나와도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중간에서 열심히 하고 싶다. 내게 더 맞는 옷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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