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 직구 규제' 비판 가세 한동훈... 尹 정부와 차별화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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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여당의 당권 주자들이 통합인증마크(KC) 없는 제품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 방침 논란에 비판을 쏟아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18일 오후 페이스북에 "개인 해외 직구 시 KC 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정부의) 5·16 발표처럼 될 경우 적용 범위와 방식이 모호하고 지나치게 넓어져 과도한 규제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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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 이미지 포석... 정부는 결국 철회
韓, 한 달 만 메시지... 당대표 출마설 '모락'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여당의 당권 주자들이 통합인증마크(KC) 없는 제품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 방침 논란에 비판을 쏟아냈다. 심상치 않은 민심에 정부가 사실상 철회를 선언했지만, '직구 제품 KC 의무화' 같은 생활밀착형 이슈에 대한 관심이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가감 없는 비판으로 각을 세우는 것이, 차기 당권 도전에 더 유리하다는 전략적 고려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식' '졸속' '과도'... 與 당권주자들의 맹폭
이번 논란에서 주목을 받은 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었다. 총선 패배 후 한 달간 침묵을 지켜온 그가 처음으로 정책 현안에 대해 공개적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18일 오후 페이스북에 "개인 해외 직구 시 KC 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정부의) 5·16 발표처럼 될 경우 적용 범위와 방식이 모호하고 지나치게 넓어져 과도한 규제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향후 KC 인증이 없는 어린이용 완구 등 80개 품목의 국내 반입 금지를 발표했다. 이에 '선택권 제한'이라는 여론의 거센 후폭풍이 일어나자, 한 전 위원장을 비롯한 여당의 당권주자들이 비판의 선봉에 선 것이다.
한 전 위원장에 앞서 논란에 포문을 연 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다. 유 전 의원은 전날 오전 페이스북에 "안전을 내세워 포괄적으로 해외직구를 금지하는 건 무식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오후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당선자도 '정부가 해당 품목의 직구를 원천 금지하지는 않기로 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다행이다. 졸속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라인야후 사태에 이어 당권주자들 쓴소리
여당 중량급 인사들이 앞다퉈 정부 정책의 맹점을 직격한 셈인데, 이는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할수록 당권 경쟁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는 총선 후 민심 지형과 관련 있다. 앞서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윤상현·안철수 의원이 정부의 '라인야후 사태'에 대한 미온적 대응을 적극 비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특히 '직구 제품 KC 의무화' 이슈의 경우 비교적 정치적 부담이 덜하지만, 민생엔 밀접해 당권 주자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탁상행정이란 공감대가 있어 목소리를 안 내면 바보가 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당 안팎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비판에 가세한 것을 두고 "전당대회에 출마할 결심을 어느 정도 굳혔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는 최근 측근들에게 "민심이 요구하는데 도망가는 것도 이상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친한동훈(친한)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19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정치적 이슈보다는 정책이나 민생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내는 게 맞다고 본다"며 "누구나 관심도 많고 다른 당권 주자들도 한마디씩 하는 부분에 대해 메시지를 내는 것 자체가 묶어서 해석할 여지를 주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KC 미인증 제품에 대한 해외 직접구매 차단 조치를 사실상 철회했다. 야권에서도 "설익은 정책을 마구잡이로 던지는 '정책 돌직구'가 국민 불편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역풍이 거세진 탓이다. 특히 민주당은 '주 69시간 근무제', '수능 킬러문항 폐지',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등 사례를 재소환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 혼선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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