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바다의 반딧불이’ 서해 야광충

왕태석 2024. 5. 20. 04: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뉴월이 되면 서천 바닷가는 밤이 소란스럽다.

해안으로 밀려드는 야광충들은 파도가 부서질 때마다 파란 형광색 빛을 발하는데 그 순간 곳곳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온다.

수면 위로 넘실대는 야광충의 황홀한 빛에 한 번 빠지면 새벽이 다가오는 것도 잊게 된다.

만조가 되면 해안 가까이 바닷물과 함께 들어온 야광충이 암초나 갯바위에 부딪히며 야광의 푸른빛을 내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충남 서천군의 한 바닷가가 밤이 되자 야광충이 바위에 부딪히면서 파란 형광빛을 발하고 있다. 서해에서 발견되는 야광충은 수산생물에 해가 없는 플랑크톤의 일종이다. 파도 등 외부로부터 강한 자극을 받을 때마다 빛을 발산하는데 낮에는 분홍색을 띠며 밤에는 푸른색의 야광으로 발광한다. 서천=왕태석 선임기자

오뉴월이 되면 서천 바닷가는 밤이 소란스럽다. 전국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바다의 반딧불이’인 야광충을 보러 해변을 찾기 때문이다. 해안으로 밀려드는 야광충들은 파도가 부서질 때마다 파란 형광색 빛을 발하는데 그 순간 곳곳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온다. 수면 위로 넘실대는 야광충의 황홀한 빛에 한 번 빠지면 새벽이 다가오는 것도 잊게 된다.

오뉴월 서천의 바닷가에서는 야광충들이 파도와 암초에 부딪힐 때면 생기는 파란 형광빛들로 신비로운 풍경을 만든다.

서해에서 발견되는 야광충은 수산생물에 해가 없는 플랑크톤의 일종이다. 파도 등 외부로부터 강한 자극을 받을 때마다 빛을 발산하는데 낮에는 분홍색을 띠며 밤에는 푸른색의 야광으로 발광한다. 가끔은 바닷물이 빠져나가지 못한 해안가 웅덩이나 갯바위에 붙어 있다가 사람들의 발자국에 빛을 발하기도 하고 갯벌을 만진 손에서도 반짝인다. 이런 모습은 마치 여름밤 숲 속에서 찬란한 빛을 내뿜는 반딧불이와 닮았다.

바위에 붙어있는 야광충들이 마치 숲의 반딧불이처럼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다.

야광충을 보기 위해서는 어두운 밤 만조시간일 때가 좋다. 만조가 되면 해안 가까이 바닷물과 함께 들어온 야광충이 암초나 갯바위에 부딪히며 야광의 푸른빛을 내기 때문이다. 최근 출몰지가 서천지역의 해안이지만 해수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발견되는 지역이 매일 달라진다. 그래서 운이 동반되어야 볼 수 있다. 오뉴월 한가로운 주말이라면 미지의 생물이 선사하는 신비로운 풍경을 직접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만나기 힘든 만큼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오뉴월 서천의 바닷가에서는 야광충들이 파도와 암초에 부딪힐 때면 생기는 파란 형광빛들로 신비로운 풍경을 만든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