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中 대만 여당 vs 숫자 우위 親中 야당… 정부견제 강화 법안 두고 ‘단상 난투극’

이지윤 기자 2024. 5.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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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라이칭더 정부가 20일 여소야대 정국에서 출범하는 가운데 국회 격인 입법원에서 의회 권한을 확대하고, 정부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법안을 놓고 여야 간 난투극이 벌어졌다.

대만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17일 제1야당 국민당은 제2야당 민중당과 공조해 대(對)정부 청문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직권행사법' 개정안을 비롯한 이른바 '5대 국회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에서 법안 낭독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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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민중당 “정부 청문권한 강화”
민진당, 표결 저지 단상 점거 시도
17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입법원(국회)에서 ‘의회 권력을 키워 행정부 견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입법원 개혁 법안 표결을 앞두고 집권 민진당과 야당 국민당 의원 간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민진당의 한 남성 의원(가운데 흰 옷)이 표결에 반대하며 단상을 점거하려다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사진 출처 X(옛 트위터)
대만 라이칭더 정부가 20일 여소야대 정국에서 출범하는 가운데 국회 격인 입법원에서 의회 권한을 확대하고, 정부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법안을 놓고 여야 간 난투극이 벌어졌다. 반중(反中) 성향 집권 민진당과 친중(親中) 성향 제1야당 국민당이 향후 국방비 증액 등 핵심 의제에서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예고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만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17일 제1야당 국민당은 제2야당 민중당과 공조해 대(對)정부 청문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직권행사법’ 개정안을 비롯한 이른바 ‘5대 국회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에서 법안 낭독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민진당 의원들은 “입법부의 권력 남용”이라며 법안 표결을 막기 위해 단상 점거를 시도했다. 국민당 소속 한궈위(韓國瑜) 입법원장을 향해 달려드는가 하면 약 2m 높이 단상에 기어오르다가 추락하기도 했다. 여야 의원 6명이 부상으로 병원에 실려가는 사태가 발생하자 한 원장은 결국 산회를 선포하고 21일 표결 절차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대만은 올 1월 총통 선거와 입법원 선거를 동시에 치렀다. 선거 결과 민진당은 총통 선거에선 승리했지만 입법원 선거에선 113석 중 51석을 차지해 원내 제2당으로 밀려났다. 국민당은 52석으로 제1당이지만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진 못해 민중당(8석)과 공조해 총통 취임에 앞서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 것이다.

라이 당선인은 난투극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진당은 입법원의 절차적 부당함에 맞서 마지막까지 싸웠다. 정당 간 합리적 논의가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주석은 “이것이 여야 화합의 표현이냐”고 비판했고,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주석도 “앞으로 4년간 여야가 계속 티격태격하길 원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여야가 중국에 대한 태도 등 대외 노선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데다 역대 두 번째 여소야대 국면이라 라이 당선인의 집권 4년 동안 험로가 예상된다.

라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민진당이 ‘국민당 대부’인 장제스 초대 총통의 군 부대 내 동상 철거를 재개할 뜻을 밝히면서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차이잉원 총통이 2018년 발족한 ‘과도기 사법위원회’는 지난달 장 초대 총통의 반대파 학살 등을 근거로 군 부대 내 남은 동상 760여 개를 철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방부는 “권위주의 숭배의 상징이 아닌 역사의 구성 요소”라며 보존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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