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화 청년, 동호’ 칸서 기립박수…BIFF 재도약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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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감독 김량)가 지난 16일 밤(현지시간) 제77회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다.
'영화 청년, 동호'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의 '영화 인생 30년'을 되돌아보는 다큐멘터리다.
출연·감독·제작진이 칸에서 받은 파격적인 대우에는 김동호 개인을 넘어, BIFF와 한국 영화를 향한 관심과 애정도 담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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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확인하는 ‘K콘텐츠의 힘’
국제신문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감독 김량)가 지난 16일 밤(현지시간) 제77회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다. 파리의 팔레 드 페스티벌 브니엘 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개봉)로 작품을 접한 관객들은 상영이 끝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수분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만큼 영화 내용이나 메시지에 공감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영화 청년, 동호’에 관한 칸의 대접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비경쟁 부문(칸 클래식) 작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출연진 감독 제작자 등이 레드카펫을 밟은 데다, 상영 직전엔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이들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작품에 대한 현지의 뜨거운 관심은 영화 상영 전날 이미 티켓이 452석 전석 매진되면서 확인됐다.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배급사 부스를 찾아 문의할 정도였다. ‘영화 청년, 동호’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의 ‘영화 인생 30년’을 되돌아보는 다큐멘터리다. 문화공보부 영화진흥공사 등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인 김 전 위원장은 1996년 BIFF 집행위원장을 맡아 본격적으로 영화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했고 이후 유수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영화배우, 영화감독으로 변신했다. 특별히 극적인 요소나 스토리가 없는 다큐멘터리에 현지 관객들이 갈채로 호응한 건 김동호라는 개인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전반에 세계인의 인식이나 공감도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출연·감독·제작진이 칸에서 받은 파격적인 대우에는 김동호 개인을 넘어, BIFF와 한국 영화를 향한 관심과 애정도 담겼을 것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영화는 변방에 머물렀으나 배우 강수연의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을 신호탄으로 세계 무대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후 할리우드 키드라 불리는 황금세대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이제는 칸영화제 뿐만 아니라 상업영화의 꽃이라 일컫는 미국 아카데미에서조차 주요 부문에 한국 영화가 후보로 진출하지 못하면 그게 오히려 뉴스가 될 정도로 ‘K무비’의 위상이 올라갔다. 그 밑바탕에 BIFF와 김동호, 그리고 부산이 있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문화강국 첨병인 한국 영화가 최근 다소 침체기라고 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활성화로 상영과 유통의 플랫폼 자체가 바뀌는데 공공과 민간의 투자는 저조하다는 것이다. 한국 영화가 처한 문제는 BIFF가 처한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훌륭한 콘텐츠는 어떤 형태로든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영화 청년, 동호’가 다시 한번 확인해 줬다. 그것도 기획·제작·감독이 모두 ‘메이드 인 부산’인 영화가 그 일을 해냈다. 최근 조직을 정비하고 내년이면 출범 30회를 맞는 BIFF는 이 에너지를 100년 영화제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 역시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도록 정책적 관심과 재정적 뒷받침을 아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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