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대생 증원, 의료계 반대 지나 입시계 찬성 오나
대학 입시가 의대 증원을 전제로 재편되고 있다.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의 의대 도전 움직임이 전해진다. 일부 지방권 의대생들의 상위권 의대 진학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각 대학 1학기가 다음 달 중순께 마무리된다. 이를 기점으로 이른바 반수(半修) 도전자들이 늘어날 조짐이다. 여기에 일부 직장인들의 의대 도전 움직임까지 전망되고 있다. 폭발력 큰 대입 시장이 이미 ‘의대생 증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관심을 모았던 의대 증원·배분 집행 정지 신청 재판은 끝났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16일 ‘각하’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의료계가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신청이다. 의대 교수, 전공의, 준비생의 신청은 ‘당사자 자격 없음’을 이유로 각하됐다. 의대생들에 대해서만 판단했는데 재판부는 “집행 정지가 필수의료, 지역의료 회복 등을 위한 필수적 전제인 의대 정원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기각했다.
의료계는 대법원에 재항고할 뜻을 밝혔다. 세 번째 판단을 구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재항고가 인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앞선 두 번의 판결 논리를 뒤집을 만한 대법 논리가 나오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전망이다. 여기에 대법원 결정이 내려지는 시기 문제도 있다. 대학입시 요강은 한두 달 내로 확정된다. 이 안에 결정이 나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법정 다툼을 끝났고, 2025년 의대 정원은 1천469명이 될 전망이 커졌다.
기존 정원에 50% 정도가 한꺼번에 늘어나는 셈이다. 전체 입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강남의 입시학원 관계자들의 증언이 비슷하다. ‘상위권 대학 재학생의 반수 문의가 30%가량 늘었다’고 전한다. ‘동맹 휴학 중인 일부 지방 의대의 저학년생도 반수반 등록을 했다’는 전언도 있다. 의대 도전 수험생은 최상 계층 학생이다. 여기서의 변화는 입시 전체에 연쇄적 영향을 준다. 상위권 대학의 합격선이 모두 하락하게 된다.
대학교육협의회가 곧 대입전형 계획을 대학에 통보한다. 대학이 이를 반영한 요강을 발표하면 의대 증원은 확정된다. 그 순간부터 의대생 증원은 수험생에 대한 확정적 약속이다. 대입은 ‘입학한’ 학생이 아니라 ‘입학할’ 학생의 영역이다. 의대생과 달리 수험생은 의대생 증원에 찬성한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증원 백지화가 전체 입시에 줄 파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의료계 반대보다 큰 입시계 찬성의 목소리가 가까워 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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