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황석영 “작가들 절필할 나이… 난 3권 더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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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작가도 제 나이 때에 절필 선언을 했어요. 저는 조금 더 쓰려고요. 3권을 더 쓰면 될 것 같습니다."
17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문화복합시설 사우스뱅크센터에서 열린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자 낭독회에서 황석영 작가(81)는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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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낭독회 참가… 지팡이 짚고 나와
“화장실 미끄러워 넘어져, 아직 쌩쌩”
6개 후보작 놓고 이번주 최종 발표
17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문화복합시설 사우스뱅크센터에서 열린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자 낭독회에서 황석영 작가(81)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지팡이를 짚고 나온 황 작가가 “오늘 아침에 화장실이 미끄러워 넘어져서 그런 것이지 저는 아직도 쌩쌩합니다”라고 말하자 객석에선 큰 웃음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황 작가는 2020년 출간한 소설 ‘철도원 삼대’(영문판 ‘마터 2-10’)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있다. 부커상은 노벨 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영어로 번역된 비영어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는 철도원 삼대를 포함해 6개 작품이 선정됐다. 철도원 삼대는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근현대 역사를 조망하는 소설이다. 앞서 황 작가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16일 영국으로 출국했다.
황 작가는 낭독회에서 소설의 한 부분을 발췌해 낭독한 뒤 집필 계기, 과정 등을 공개했다. 황 작가는 “1989년 방북했을 당시 서울 영등포 출신의 전직 철도기관사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영등포 지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황 작가는 “초등학교 때 목조건물이던 학교에서 화재가 났는데 화장실이 불에 타 온 동네에 냄새가 진동한 일화 등을 얘기하면서 서로 통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 작가는 “한국 문학에서 근대 산업노동자의 삶과 투쟁을 다룬 적이 없으니 그 빠진 얘기를 다루고자 했고, 또 하나는 어린 시절을 보낸 영등포의 추억을 담은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 출판으로 이어진 것은 30여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도 했다. 황 작가는 “망명과 징역살이를 했고, 이후에는 검열이 있었다. 검열 해제 이후에도 일제강점기 사회주의 운동을 정면으로 다루는 게 힘들어 시간을 기다렸다”며 “팬데믹 기간 이 작품 집필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작가와 번역가가 나란히 후보에 오르고, 수상 시 5만 파운드(약 8500만 원)의 상금도 균등하게 나눠 받는다. 이날 낭독회에선 황 작가와 함께 번역가 소라 김 러셀, 영재 조세핀 배도 무대에 올랐다.
낭독회가 끝난 후 이어진 사인회에선 독자들이 황 작가의 사인을 받으려고 긴 줄을 섰다. 현장에 참석한 출판사 창비 관계자는 “책 판매, 사인을 받는 줄도 (황 작가가) 가장 길었다”고 전했다. 최종 수상작은 21일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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