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K라면의 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4관왕 등을 수상한 명작이다. 영화에는 한우 채끝살을 넣은 ‘짜파구리’가 나온다. 농심 라면인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요리다. 영화가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짜파구리도 덩달아 화제가 됐다.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매출이 폭증했고, 농심은 세계 소비자들의 관심과 요청에 짜파구리를 실제 제품으로 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카데미 수상 후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출연진을 청와대로 초청해 쇠고기 채끝살 대신 돼지고기 목살을 넣어 만든 짜파구리 오찬을 대접했다. 짜파구리는 영화 ‘기생충’ 덕분에 한국을 알리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이 됐다.
한국 라면이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K라면’ 수출액이 월간 기준 1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1억859만달러(약 1천470억원)로 전년 동기(7천359만달러) 대비 46.8% 증가했다. 라면 수출액은 2015년부터 매년 늘어나고 있다.
전반적인 수출 부진에서도 라면업계는 웃고 있다. 라면의 해외 진출 역사는 50년이 넘는다. 삼양라면이 1969년 베트남에 처음 수출됐다. 1970년대 중반까지 유럽·북미 일대, 중동에 삼양라면이 진출했다. 농심도 1996년 중국 상하이 공장을 시작으로 칭다오·선양 공장, 미국 1·2공장 등에서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해외 라면 시장은 유튜브 같은 미디어 플랫폼 덕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2014년 2월 유튜브 ‘영국남자’에 올라온 삼양 ‘불닭볶음면’ 시식 영상이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왔다. 지난 3월에는 미국의 정상급 여성 래퍼 카디 비가 까르보나라 불닭볶음면을 조리해 먹는 영상을 틱톡에 올려 화제가 됐다. 그녀는 30분을 운전해 까르보불닭 제품을 구할 수 있었다며,“재미있는 제품(fun product)”이라고 평했다.
케이팝과 드라마·영화 등 K콘텐츠의 인기가 K푸드 산업으로 연결돼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K라면이 세계를 휩쓸며 농식품 수출을 견인한다니 흐뭇하다. 맛과 재미를 함께 주는 K라면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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