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층선 1층의 34배 버는 가혹한 상금게임… 오겜 닮은 ‘더 에이트 쇼’

최지선 기자 2024. 5. 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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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오징어게임'이라 불리며 넷플릭스의 올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혀온 '더 에이트 쇼'가 17일 공개됐다.

영화 '관상'(2013년)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첫 시리즈물이자 류준열, 천우희, 박정민, 배성우 등 화려한 배우들로 이목을 끌었던 '더 에이트 쇼'는 거액의 상금 게임을 놓고 인간이 얼마나 밑바닥까지 떨어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오징어 게임'이 그랬듯 '더 에이트 쇼'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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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탄전 오겜과 달리 심리게임 성격
류준열 천우희 배성우 연기 호평속
“대중성 부족” 아쉬운 반응 엇갈려
넷플릭스 TV부문 국내 3위 그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서 참가자들이 쇼 진행 시간을 늘릴 방법을 의논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제2의 오징어게임’이라 불리며 넷플릭스의 올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혀온 ‘더 에이트 쇼’가 17일 공개됐다. 공개 직후 시청자들 사이에선 “오징어 게임과 비슷한 듯 다른데 대중성이 없다”는 아쉬운 반응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좋고 설정과 연출이 신선하다”는 호평이 엇갈렸다. ‘더 에이트 쇼’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TV 부문에서 글로벌 톱 10 안에 들지 못했다. 국내 톱 10에서도 3위에 그쳤다.

● ‘제2의 오겜?’ 비슷한 소재 겹쳐

영화 ‘관상’(2013년)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첫 시리즈물이자 류준열, 천우희, 박정민, 배성우 등 화려한 배우들로 이목을 끌었던 ‘더 에이트 쇼’는 거액의 상금 게임을 놓고 인간이 얼마나 밑바닥까지 떨어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오징어 게임’이 육탄전이었다면 ‘더 에이트 쇼’는 심리 게임에 가깝다.

‘1분에 1만 원, 시급 60만 원, 일급 1440만 원.’ 주최 측이 만들어 놓은 세트장 안에서 전광판에 찍힌 시간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잘 버티면 상금을 갖고 사회로 돌아갈 수 있다. 열흘이면 1억4440만 원, 100일이면 약 14억 원을 벌어 나간다. 딸 병원비도 내지 못하는 가난을 끊어낼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남자는 다음 날 가혹한 진실을 마주한다. 숫자 ‘1’을 랜덤으로 고른 자신과 달리 ‘8’을 고른 8층 참가자가 벌어들이는 돈은 1분에 34만 원, 시급 2040만 원, 일급 4억8960만 원이다. 현실 사회 물가 100배인 이곳에서 층수 차이는 곧 계급의 차이가 된다.

최후의 1인만 살아남는 ‘오징어 게임’과 달리 ‘더 에이트 쇼’는 모두가 살아서 나가야 한다. 폐쇄회로(CC)TV를 통해 참가자들을 관찰하는 사람들이 즐거우면 쇼의 지속 시간이 늘어난다는 규칙에 따라 참가자들은 서로를 점점 더 자극적인 방식으로 고문한다. ‘오징어 게임’이 그랬듯 ‘더 에이트 쇼’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다.

● 탄탄한 연기력과 고전영화 같은 연출

버티는 시간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참가자들이 점점 더 닳아 없어지는 전광판의 시간을 절박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더 에이트 쇼’는 만들어진 세트장에서 전광판의 시간이 끝날 때까지 살아서 나가기만 하면 상금을 받을 수 있는 쇼에 참가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넷플릭스 제공
‘환승연애’ 논란이 일었던 배우 류준열과 2020년 음주운전 적발로 4년간 활동을 중단했던 배성우 등은 주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소화하며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믿었던 형에게 투자 사기를 당한 ‘3층’ 역을 맡은 류준열은 열심히 빚을 갚고자 노력하지만 불어나는 이자에 삶의 의지를 잃은 우리 시대 청춘의 모습을 우습고도 짠하게 연기해냈다. 이번 작품으로 복귀하며 일각서 논란이 된 배성우는 하반신 장애를 지닌 서커스 단원이자 작품의 주요 캐릭터 ‘1층’ 역을 맡아 ‘신스틸러’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배우 천우희는 행위 예술가이자 범접할 수 없는 ‘돌아이’ 8층 역을 맡았다. 영화 ‘써니’(2011년)에서 본드 부는 비행 청소년 역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는 그때의 역할에 버금가는 몰입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각 에피소드에 영사기가 돌아가는 듯한 화면과 예스러운 자막 등을 넣어 고전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을 덧입힌 것도 인상적이다. 이는 CCTV 뒤에서 자극적인 쇼를 관람하고, 돈을 벌도록 해주는 사람은 결국 시청자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장치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거액의 돈 앞에서 우리는 인간성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는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일부 선정적인 장면이 불편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재치 있는 연출, 뛰어난 무대 미술과 배우들의 연기력 등 3박자가 조화를 이룬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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