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파크’ 만든 英 건축가 노먼 포스터 작품 ‘亞 최대 규모’로 국내 첫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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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본사 건물인 미국 캘리포이나주 쿠퍼티노의 '애플 파크', 오이 피클(gherkin) 모양을 닮아서 '거킨 빌딩'이란 애칭이 붙은 영국 런던의 '30 세인트 메리 엑스' 등을 만든 세계 유명 건축가 노먼 포스터(89)를 소개하는 전시가 국내에서 처음 선을 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에선 1999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포스터의 건축 철학과 대표작 모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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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프리츠커상 받은 건축 거장… 모형-드로잉 등 300여점 선보여
자연과 공생 노력한 초기 작업부터… 최첨단 기술의 도시계획까지 조망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에선 1999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포스터의 건축 철학과 대표작 모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포스터가 설립한 회사인 ‘포스터+파트너스’가 공동 기획한 전시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전시에선 포스터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진행한 500여 건의 프로젝트 중 대표작 50건의 건축 모형과 드로잉, 영상 등 30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1960, 70년대 포스터가 고안한 도시 계획이나 파빌리온 프로젝트로 시작된다. 포스터가 노르웨이 선박 회사를 운영하는 프레드 올센의 의뢰를 받아 만든 ‘고메라 지역 연구 프로젝트’ ‘프레드 올센을 위한 숲속 파빌리온’ 등이다.
두 프로젝트는 주변 자연과 최대한 공생하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한 것이 특징이다. ‘고메라 지역…’에서는 “자연을 최대한 해치지 않고 광산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올센의 의뢰에 따라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자율 에너지 시스템, 폐기물 재활용 등의 방법을 제안했다. 또 ‘숲속 파빌리온’은 그늘진 숲 아래에서 차가운 공기를 끌어 올려 통풍을 유도하는 등의 방식이 돋보인다. 전시는 이렇게 유명 건축가가 되기 전부터 ‘지속가능성’을 고민했던 포스터를 적극 조명한다.
초기 작업을 보여준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유’ 섹션 이후 전시는 ‘현재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거’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기술’ ‘공공을 위한 장소 만들기’ ‘미래건축’으로 이어진다. 각각 오래된 건물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프로젝트, 고도의 기술을 활용한 대형 프로젝트, 사용자 경험을 중시한 디자인, 우주와 관련된 건축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유명 건축물의 모형을 볼 수 있는 가운데 각 프로젝트에 대한 포스터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드로잉도 눈길을 끈다. 1935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포스터는 지역 건축 사무소에서 계약사원으로 일하다 드로잉 실력을 인정받아 정식으로 일하게 됐다. 대학생 때도 드로잉으로 왕립영국건축가회(RIBA)로부터 은메달을 받았다. 그런 그의 드로잉을 통해 포스터가 어떻게 환경을 해석하고 그것을 바꾸려고 했는지 전반적인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기술’ 전시장에서는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건물은 물론이고 도시 계획까지 이어진다. 특히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진행 중인 ‘자이드 국립 박물관’과 마스다르 시티 프로젝트는 전통 사우디 건축물을 토대로 에어컨이나 공조 시스템 없이 건물이 자체적으로 공기 순환을 유도하도록 설계했다.
영국 런던 블룸버그 유럽 헤드쿼터 빌딩도 자체 공기 순환이 되도록 만들었는데, 영상을 통해 건물의 모형을 물속에 넣은 뒤 공기가 흐르는 과정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날개 등의 장치를 이용해 공기 순환을 조절하는 복잡한 과정이 펼쳐진다. 전시를 보고 나오면 미술관 공용 공간에서 상영되는 ‘노먼 포스터-건축의 무게’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는데, 포스터가 설명하는 여러 건축 프로젝트의 배경에 대해 들을 수 있다. 7월 21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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