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스, 엔드?
염경엽 LG 감독이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사진)에 대한 희망을 접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17일 수원 KT전에 앞서 “이제는 엔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며 교체 가능성을 내비쳤다.
엔스는 지난 16일 키움전 등판이 입단 후 딱 10경기에 선발 등판 경기였다. 이날 2패째를 안아 4승2패 평균자책 5.37을 기록했다. LG가 외인 에이스가 되어주기를 기대하며 영입한 엔스는 개막 이후 계속해서 기복을 보였다. 안정적인 투구를 하다가도 다시 투구 수가 일찍 차 조기에 강판되거나 대량 실점을 하는 경기를 내놨다.
LG는 인내심을 갖고 엔스를 지켜보고 있다. 4월27일 KIA전에서 4이닝 만에 105개를 던져 3실점으로 일찍 물러난 엔스는 2일 두산전에서는 5이닝 5실점(2자책)으로 부진했고 지난 10일 롯데전에서는 6.1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6일 키움전에서 다시 3.2이닝 만에 9피안타 4사사구 6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엔스는 강속구 투수다. 빠른 슬라이더도 갖고 있다. 구위를 보고 1선발로 영입한 LG는 탈삼진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시즌 전 체인지업을 추가하자고 주문했고 엔스는 이를 받아들여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가도 좋아지질 않고 있는 데다 제구가 불안정하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는 제구 되는 날과 안되는 날의 차이가 너무 크다. 어제는 스트라이크는 한가운데로 넣고 볼은 전부 완전히 빠지게 던졌다. 불안 요소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LG는 올시즌 타격 난조에 불펜도 아직 불안해 선발 활약이 절실한데 새로 입단한 엔스와 함께 케이시 켈리도 부진한 상태다. 염경엽 감독은 “둘(엔스와 켈리)이 경기를 망친다. 그래도 켈리는 가진 구종이 많다. 살아남을 수 있는 무기가 있지만 엔스는 그러지 못하다”고 말했다. 둘 다 한꺼번에 교체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한 명을 교체해 승부수를 띄운다면 엔스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단이 교체 작업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일단 현장에서 인내심은 바닥을 향해가는 듯 보인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2연속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나선 LG는 16일 현재 1위와 3.5경기 차 5위다. 외국인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면 시기도 매우 중요하다.
엔스는 일단 계속 순서대로 선발 등판한다. 극적으로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LG에서 생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회가 아주 많지는 않아 보인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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