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마일을 그냥 쳐버리니” 공룡들 23세 파이어볼러가 받은 신선한 충격…호주 유학이 사람을 바꿨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6마일(약 155km)을 그냥 쳐버리니.”
NC 다이노스 우완 파이어볼러 한재승(23)은 올해 커리어하이를 쓸 기세다. 19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서도 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올 시즌 24경기서 5홀드 평균자책점 1.66. 현 시점에서 류진욱, 김영규, 김재열과 함께 필승계투조이며, 가장 중요한 순간에 중용되는 메인 셋업맨이다.
한재승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4라운드 36순위로 입단한 우완투수다. 본래 150km대 초반의 빠른 공이 돋보였으나 제구 기복에 발목이 잡혔다. 그러나 작년 겨울 호주프로야구 브리즈번 밴디츠에 파견되면서 확 바뀌었다.
당시 18경기서 1승8홀드 평균자책점 5.75를 기록했다. 성적은 평범했지만, 사람은 바뀌었다. 한재승은 호주리그를 경험하면서 야구에 대한 생각 자체를 바꿨다. 한재승은 18일 창원 KIA전을 앞두고 “아무래도 호주에서 얻은 자신감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거기서 많이 던지고 여러 상황을 경험하다 보니까 그게 큰 도움이 된다. 그 경험과 자신감 때문에 바뀌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한재승의 주무기 포크볼은 이용훈 2군 코디네이터로부터 배운 구종이다. 그러나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구사율은 5.8%에 불과하다. 여전히 포심과 슬라이더의 의존도가 높다. 단, 올 시즌 포크볼 피안타율이 제로다.
포크볼이 있다는 걸, 아니 강력하다는 걸 확실히 각인시키면서, 빠른 공과 슬라이더 승부를 하니 더 효율적인 투구를 한다. 한재승은 “그런데 호주에 있다 보니까 직구로만은 확실히 안 되더라고요. 왜냐하면 브리즈번에서도 밀워키 블루어스(메이저리그)에서 온 친구가 있었다. 최고 98마일을 던졌다. 평균적으로 한 96마일 던졌는데 타자들이 그걸 그냥 받아놓고 쳐버려 가지고”라고 했다.
포크볼과 슬라이더 연습을 더 많이 했다. 한재승은 “직구는 안 되니까. 확실히 그게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 많이 연습하다 보니 좋은 결과도 나왔다”라고 했다. 그는 다가올 겨울 구단이 호주프로야구에 선수를 또 파견하면 가고 싶다고 했다.
주위에서도 호주 얘기를 많이 물어봤다고. 한재승은 “(신)영우가 좀 많이 물어봤던 것 같다. 호주 어땠냐고. 주변에서 많이 연락 오고 그랬다. 호주에 가면 확실히 좀 좋은 것 같다. 힘든 것도 있긴 하지만 힘든 것만큼 얻는 것도 좀 많은 것 같다.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다 계속 말해줬다”라고 했다.
물론 호주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본인의 깨달음과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한재승은 이제 타자들과 제대로 수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우투다 보니 우타자 상대를 많이 해서 우타자에게 슬라이더를 많이 쓴다(바깥쪽으로 도망간다)”라고 했다. 좌타자 상대를 많이 하면 포크볼을 더 쓸 수 있다는 얘기.
한재승은 “타자들이 이제 포크볼에 대해 좀 준비를 하고 들어오는 게 보인다. 그런 느낌을 받아서 안 쓴 날도 있었다. 오른손 타자들에겐 포크볼을 잘 던졌는데, 이제는 그냥 좌우타자 똑 같은 비중으로 좀 섞어볼 생각도 한다”라고 했다. 당연히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포수들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 한재승은 “(김)형준이 형이과 (박)세혁이 형이 리드를 잘 해준다. 형들 말을 잘 듣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형준이 형은 그냥 공을 슬쩍 놓는 걸 안 좋아한다. 안타 줘도 되니까 자신 있게, 끝까지 팔 스윙을 하라고 한다. 세혁이 형도 공이 좋으니까 계속 (스트라이크 존으로)들어오라고 한다. 거침없이 들어오라고 해서.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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