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라이칭더, 20일 대만 총통 취임…中, 항모 항해로 위협
라이 당선인은 연일 군사 위협 강도를 높이고 있는 중국을 상대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를 품은 반도체 업계도 지켜야 한다. 그는 이를 고려한 정책 방향을 주요 장관직 인사를 통해 제시했다. 경제 수장에는 첫 반도체 업계 출신을 선임해 주축 산업인 반도체 산업을 부흥시키고, 외교안보에서는 중국의 대만 흡수 통일에 사실상 반대하는 ‘현상 유지’ 기조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 中, 총통 취임 앞 항공모함 항해로 위협
중국 국방부는 라이 당선인의 취임을 나흘 앞둔 17일 예사롭지 않은 군사 위협을 가했다. 항공모함 푸젠(福建)함의 시험 항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발표한 것이다.
푸젠함은 중국이 자체 설계해 건조한 최초의 전자식 사출형 항공모함이다. 갑판에서 전투기를 쏘아올리는 방식으로 더 많은 전투기를, 더 자주 날려 보낼 수 있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핵심 전력이 될 것으로 꼽힌다. 배 이름도 대만을 마주보는 중국 남동부 푸젠성에서 땄다.
중국이 라이 당선인의 취임식 직전 푸젠함의 시험 운행 결과를 공개한 것은 대만은 물론 미국에도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경고를 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푸젠함이 대만 위협 등 특정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이번 시험 항해 성공으로 양안 평화를 더욱 확실하게 했다”라고 과시했다.
미국 등 서방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해방군 건군 100년 겸 자신의 세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를 마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 당선인 집권 기간 중에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AFP통신은 17일 “시 주석은 대만 점령을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대만과 미국 등 관련국들은 중국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 TSMC 최대 협력사 CEO, 경제장관 발탁
새 내각 인선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인사는 관료 출신이 대부분이던 경제부장(장관)에 지명된 궈즈후이(郭智輝·71)다. 그는 TSMC에 반도체 웨이퍼 등 각종 장비 및 소재를 납품하는 최대 협력사 충웨(崇越)그룹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업계 경력만 30년을 넘는다.
그의 지명에는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대만의 분위기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궈 지명자는 20대 시절 무역회사 직원으로 일했고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했다. 1980년대 대만 최고 부호로 꼽히는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창업자의 일본 출장 당시 통역 겸 운전기사로 동행했다.
라이 당선인은 궈 지명자를 비롯해 경제 고위급 6명 중 5명을 정치 이력이 없는 산업계 출신, 학자 등으로 인선했다. 민진당 관계자는 대만중앙통신에 “1기 경제 내각은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될 때 대만의 기본을 확고히 하고 새 국면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선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에 방점을 뒀다.린자룽(林嘉龍) 외교부장 지명자는 미 예일대 박사 출신으로 민진당 핵심 인사로 꼽힌다. 미 오하이오대 박사 출신으로, 주미 대사관 격인 대만대표부 대표를 지낸 우자오셰(吳釗燮) 현 외교부장은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으로 이동한다. 구리슝(顧立雄) 국방부장 지명자는 과거 NSC 비서장 시절 강경한 반중 성향으로 중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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