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뉴진스님·에일리...삼성노조 행사 출연진 맞아? MZ직원·일반인과 주파수 맞추기

이윤주 2024. 5. 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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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 앞에서 회사 창립 후 두 번째 쟁의를 연다.

노조가 붙인 이번 쟁의의 공식 명칭은 '문화공연'.

전통적 노조 활동에 부담을 갖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특성을 고려해 2차 쟁의를 돕는 노조원 명칭도 '행사 서포터 스탭', '사진 촬영 스탭'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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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쟁의에 연예인 초대한 전삼노
"쟁의라 말고 문화공연으로 불러달라"
1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 사거리에서 열린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난장에서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씨의 법명)이 DJ 공연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 앞에서 회사 창립 후 두 번째 쟁의를 연다. 노조가 붙인 이번 쟁의의 공식 명칭은 '문화공연'. 공연을 앞세워 노조 활동에 대한 임직원의 거리감을 좁히려는 취지다. 19일 전삼노 관계자는 "예전 쟁의와는 다른 방식으로 우리 목소리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직원들이 거부감 없이 쟁의에 참여하도록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색다른 쟁의가 등장하고 있다. 전삼노처럼 문화공연을 앞세우고 사용자 단체와 함께 행사를 준비하기도 한다. 노조원이 아닌 직원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도록 해 노조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을 줄이는 게 목표다.

전국삼성전자노조의 2차 쟁의 '문화공연' 포스터. 전국삼성전자노조 홈페이지 캡처

전삼노의 2차 쟁의에 초청된 연예인 면면은 화려하다. 요즘 잘나가는 뉴진 스님을 비롯해 가수 에일리, YB밴드가 무대에 선다. 전삼노 관계자는 "각 팀에 최소 30분 이상 공연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위원장 발언이나 노조 구호 외치기 등은 30분 정도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 노조 활동에 부담을 갖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특성을 고려해 2차 쟁의를 돕는 노조원 명칭도 '행사 서포터 스탭', '사진 촬영 스탭'으로 정했다.

2차 쟁의에서 공연 규모가 커진 배경은 4월 17일 경기 용인시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1차 쟁의에 대한 직원 호응에서 비롯됐다. 당시 점심 시간을 이용한 한 시간짜리 쟁의라 노조는 1,000명 정도 참여를 기대했는데 행사 마지막에 팝 밴드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준비한 1,500명 분량의 노조 굿즈가 삽시간에 동 났다. 2,000여 명이 1차 쟁의에 참여했다고 본 노조는 2차 쟁의를 준비하며 문화예술인 섭외에 적극 나섰고 요청을 받은 연예인들도 흔쾌히 무대에 서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MZ쟁의...영화관람·트럭시위에서 콘서트로 발전

2021년 10월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도로에 스타벅스 직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트럭이 정차해 있다. 연합뉴스

2020년을 전후로 MZ세대의 노조 활동이 늘면서 이전과 다른 쟁의가 이목을 끌었다. ①2019년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는 '즐기는 투쟁'을 내걸고 파업 대신 영화 단체 관람으로 업계 주목을 받았다. ②2021년에는 스타벅스 직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대규모 트럭시위에 나섰고 ③2023년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경영진의 책임 경영을 요구하는 길거리 시위를 하며 회사 창업자와 이름이 같은 가수 김범수의 대표곡(보고 싶다, 나타나 등)을 메들리로 부르며 창업자가 단체교섭에 나서라고 풍자했다.

최근 '즐기는 투쟁'의 특징은 비노조원과 사측은 물론 일반 시민의 동참까지 이끈다는 점이다. 한국노총 충남세종지역본부는 1일 근로자의날 집회 대신 사용자 단체인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과 '슈퍼히어로콘서트'를 열고 시민 5,000여 명을 무료 초청했다. 노사상생 문화를 이어가자는 취지에 충청남도와 아산시가 행사 지원에 나섰다. 진성, 장민호, 주현미, 정동하, 알리 등이 무대에 올랐고 아산경찰서와 아산소방서도 협조 단체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영탁은 "1회 슈퍼히어로콘서트가 2회, 3회 이어져 아산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오늘 근로자의날에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시는 '폼 미친 분'들을 위한 노래"라며 대표곡 '폼 미쳤다'를 열창했다.

노조의 1차 목표는 비노조원 직원과 직원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 전삼노 관계자는 "(비조합원) 직원과 직원 가족들도 부담 없이 참여하라고 리프레시데이(직원 자율 휴무일)에 문화공연을 연다"며 "기대 이상의 공연으로 신나는 현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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