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매치플레이 강자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박현경, 드디어 매치퀸 등극→나아가 대상을 바라본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이 마침내 '매치 퀸'에 올랐다.
박현경은 19일 강원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총상금 9억원) 최종일 이예원(21·KB금융그룹)과의 결승에서 한 홀 차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서 결승에 올랐지만 성유진(24·한화큐셀)에 밀려 준우승 했던 박현경은 1년 만에 한풀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2억2500만 원.
작년 10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7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하며 통산 5승째를 기록했다.
오전에 열린 준결승에서 이소영(27·롯데)을 상대로 접전 끝에 2&1(1개 홀 남기고 2홀 리드) 승리를 거두며 결승전에 올랐다. 박현경의 결승전 상대는 이예원이었다.
이예원은 지난해 대상, 상금왕, 평균타수상을 휩쓸었고, 올 시즌도 2승을 거두며 KLPGA투어의 '대세'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도 우승하며 2주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박현경은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으며 리드를 잡았고, 4번홀(파4), 5번홀(파4)을 연속으로 따내며 앞서갔다. 7번홀(파3)을 내줬지만 2홀차의 격차를 유지해갔다.
역시 대세답게 이예원도 강했다. 뒷심을 발휘했다. 12번홀(파5)과 13번홀(파3)에서 내주며 타이를 허용했다. 결국 15번홀(파4)에서 뒤집혔다. 박현경은 보기를 했고, 이예원이 파를 기록하면서 역전을 내줬다.
이예원의 승리로 끝나는 듯 싶었으나 박현경은 막판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벼랑 끝에 몰린 17번홀(파4)에서 박현경이 버디를 잡아 동점을 만들었다.
흐름을 바꾼 박현경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약 80m를 남겨놓은 지점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이 그야말로 위닝샷이었다. 홀컵 1.7m 거리에 붙여 승기를 잡았다.
이예원 역시 버디 기회를 잡긴 했다. 하지만 버디에 실패했고, 박현경은 침착하게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했다.
박현경은 두 팔을 번쩍 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우승 후 박현경은 "매치플레이에서 2년 연속 결승에 진출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이번 대회에도 결승을 가게 된 것이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예원 선수가 만만하지 않은 상대였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고, 경기 중반부에 퍼트 스트로크가 춤을 춰서 더 걱정이 됐었다. 그래도 17, 18홀은 정말 하늘이 나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셨던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제는 (매치플레이) 강자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딱히 특별한 매치플레이를 잘하는 방법을 깨우친 것은 아니고, 그냥 스트로크 플레이처럼 생각했다. 매치 플레이에서는 상대에 맞춰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그저 스트로크 플레이라고 생각하고, 내 플레이를 하며 좋은 점수를 내자는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밝혔다.
우승 비결에 대해서는 "아이언 샷과 웨지 샷이 잘된 게 이번 대회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원래 아버지께서 내 플레이를 잘 인정을 안 하시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아버지께서 샷이 좋다고 인정해 주셨고, 자세를 유지하면서 잘 플레이한 것 같다. 그리고 지난 6주간의 전지훈련 때 정말 하루도 안 쉬고 훈련했다. 전지훈련에서의 흘린 땀과 노력이 이번 대회에서 빛을 발하게 된 것 같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18번홀 버디 퍼팅으로 우승을 확정지은 박현경은 "진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이예원 선수가 잘하는 선수라 90%는 넣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상대방에 흔들리지 말고 내 퍼트를 꼭 넣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퍼트를 하기 전에는 너무 떨려서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지만, 그래도 시간을 많이 끌지 말자고 생각하며 퍼트를 했다"고 돌아봤다.
어느덧 입회 6년차가 됐다. 박현경은 "벌써 6년 차가 되었는데 선수 생활을 그만두기 전에 대상은 꼭 받고 싶다. 내가 우승을 많이 하는 선수는 아니긴 하지만, 항상 꾸준하게 칠 자신은 있다. 꾸준하게 하다 보면 그에 맞는 보상이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힘줘 말한 뒤 "올해 딱 3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첫 번째로 상반기 우승, 두 번째로는 메이저 대회 우승, 세 번째로는 대상 수상이다. 3가지 중 한 가지를 이뤘는데, 이에 안주하지 않고 다음 목표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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