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뽑은 89명 색출” 수박몰이 부활… 이재명 연임론도 확산

배민영 2024. 5. 19. 19: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의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선출 경선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아닌 우원식 의원이 당선되자 강성 지지층이 우 의원을 '왕수박'이라고 부르는 등 '수박 몰이'를 재개했다.

당원들은 우 의원에게 표를 던진 의원 및 당선자를 '수박'으로 규정하고 색출 작업에 나설 태세다.

이 대표와 대권을 놓고 당내 경선에서 겨루며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새로운미래 이낙연 전 대표가 강성 당원들로부터 왕수박 공세에 시달렸는데, 이번엔 우 의원이 새로운 타깃이 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 후폭풍
강성 지지층 “禹, 사퇴하라” 저격
李 체포안 가결 사태 때 ‘데자뷔’
“秋에 투표 인증 때만 후원금 주자”
당내 ‘상임위 배정 불이익’ 루머도
李 “당원 중심 정당 첫길, 다칠 수도”
禹 당선에 분노한 강성층 달래기
‘당대표 연임 관철’ 勢 결집 예고

더불어민주당의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선출 경선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아닌 우원식 의원이 당선되자 강성 지지층이 우 의원을 ‘왕수박’이라고 부르는 등 ‘수박 몰이’를 재개했다. 이들은 비공개 투표에서 우 의원을 뽑은 현역 의원 및 당선자를 색출해야 한다며 벼르고 있다. 원내대표에 이어 의장 후보 선출까지 ‘명심(明心·이재명 대표 마음) 통일’을 하려던 계획이 어그러지자 당내에선 친명(친이재명)계가 이 대표 연임을 관철하기 위해 더욱 결집력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가 지난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기념식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우 의원이 의장 후보로 선출된 지 사흘째인 19일 강성 당원들은 경선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을 이어갔다. 이들은 당원 게시판에 “이 투표는 원천무효”, “우원식 사퇴 릴레이에 동참한다”, “우원식 아직도 자진사퇴 발표 안 했나” 등 우 의원에 대한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도로 수박당”, “우원식 개XX를 옹호하는 것은 반민주세력” 등 격한 반응도 쏟아졌다.

당원들은 우 의원에게 표를 던진 의원 및 당선자를 ‘수박’으로 규정하고 색출 작업에 나설 태세다. 이를 위해 우 의원과 추 전 장관 중 누구를 뽑았는지 인증한 경우에만 정치 후원금을 입금해주자는 등 구체적 방법도 등장했다.

이 같은 수박 몰이는 지난해 9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지지자들이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가려내겠다며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수박으로 몰아세웠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단 뜻으로, 친명 그룹이 비명계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이 대표와 대권을 놓고 당내 경선에서 겨루며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새로운미래 이낙연 전 대표가 강성 당원들로부터 왕수박 공세에 시달렸는데, 이번엔 우 의원이 새로운 타깃이 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 민주당이 합니다' 호남 콘퍼런스에서 당원들의 질문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전날 광주에서 당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당원 중심 정당’의 첫길을 가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첫길을 가다 보니 이슬에도 많이 젖고, 없는 길이어서 스치는 풀잎에 다칠 수도 있다”고 했다. 우 의원 당선을 일종의 ‘시행착오’인 것처럼 설명하며 지지층을 다독인 것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친명계인 6선의 조정식 의원과 5선인 정성호 의원을 잇달아 만나 추 전 장관으로 ‘교통정리’를 시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체면을 구긴 모양새다. 친명계가 이를 만회하고 당의 ‘친명 직할 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해 오는 8월 임기를 마치는 이 대표의 연임론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명계 한 의원은 “이번 경선 결과로 친명계는 더욱 결집을 도모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가운데)와 추미애 당선인이 국회의장 후보로 당선된 우원식 의원의 당선 소감을 듣고 있다.오른쪽은 박찬대 원내대표. 남제현 선임기자
당내에선 의장 후보 경선에서 ‘명심’에 ‘반기’를 든 의원들을 가려내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에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흉흉한 뒷말마저 나온다. 한 3선 의원은 “원내대표나 의장 선출, 상임위 배정도 당원들의 승인을 받아서 하자는 건가”라며 반발했다.

인천대 이준한 교수(정치외교학)는 “지금의 민주당이 ‘희망을 주는 정당’이란 이미지를 국민에게 심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민주주의가 표로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고, 결정된 것을 따르고, 다름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역지사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반대파를 수박이라고 공격해서 민주당이 얻는 것이 무엇인가”라며 “정당 민주주의 맞느냐는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한동안 잠잠하던 민주당 내 ‘팬덤 정치’ 논란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팬덤 정치에 갇힌 민주당이 국민의 협치 명령을 저버린다면 반드시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민영·최우석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