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내려다보이는 산중턱에 놀이터 만들어진 이유

김광수 기자 2024. 5. 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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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르~ 깔깔."

'수정산꿈자람터'라는 놀이터 간판을 보고서야 의문이 풀렸다.

숲에 둘러싸인 놀이터에서는 시원한 부산 북항 앞바다를 볼 수 있다.

부산 동구 좌천동 어린이집 원장인 이점이(68)씨는 "원도심에는 땅이 없어서 대규모 놀이터가 없는데 넓은 숲속에 큰 놀이터가 생겨서 너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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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직격탄을 맞고 있는 부산 동구 8년 만에 완공
부산 동구 수정산꿈자람터에선 탁 트인 부산 북항 앞바다가 보인다. 가장 위쪽에 자리한 에너지놀이터엔 태양광·자가 발전 놀이기구가 있다. 김광수 기자

“까르르~ 깔깔.”

지난 14일 오전 숲속 오르막길 500여m를 걸어서 올라갔다. 숨이 차오를 무렵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온 나라가 저출산에 신음하는 때에 평일 대낮 산 중턱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웃는 소리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 ‘수정산꿈자람터’라는 놀이터 간판을 보고서야 의문이 풀렸다.

부산 동구 수정산꿈자람터는 해발 300m가 넘는 수정산 중턱에 자리했다. 김광수 기자

수정산꿈자람터는 해발 300m가 넘는 부산 동구 수정산 중턱에 자리했다. 수정산가족체육공원에서 10~20분 동안 언덕길을 걸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놀이터에 다다르면 남다른 즐거움이 있다. 숲에 둘러싸인 놀이터에서는 시원한 부산 북항 앞바다를 볼 수 있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 대마도까지 보인다. 임유찬(11)군은 “다른 놀이터에 가면 구경만 하는데 여기엔 집라인 등 흥미로운 놀이기구가 많아서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수정산꿈자람터는 3개의 놀이터가 계단식으로 꾸며졌다. 아래는 생태놀이터, 중간에는 모험놀이터, 위쪽엔 에너지놀이터가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놀이터는 에너지놀이터다. 페달을 밟아 생성된 동력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전환돼서 기구가 작동되는 방식이다. 태양광 패널 아래 의자에 앉아서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도 있었다. 부산 동구 관계자는 “아이들이 놀면서 에너지 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고, 친환경 에너지에 익숙해지는 효과를 노렸다”고 말했다.

부산 동구 수정산꿈자람터는 3개의 놀이터가 계단식으로 만들어졌다. 생태놀이터엔 곤충호텔 등 11종류의 놀이기구가 있다. 김광수 기자
부산 수정산꿈자람터 모험놀이터엔 집라인·그물놀이대 등 여덟종류의 놀이기구가 있다. 김광수 기자

수정산꿈자람터는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부산 동구가 국비 37억원과 부산시비 1억원을 보태 102억원을 들여서 8년여 만에 완공해 지난 2일 개장했다. 논밭에 어른 위주의 야유회장으로 만들려다가 다음 세대를 위해 어린이 놀이터로 과감하게 변경했다. 부산 동구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 가운데 하나다. 1995년 15만명대였다가 현재는 8만명대다. 30년 동안 거의 반 토막이 났다.

부산 수정산꿈자람터 모험놀이터에서 아이들이 그물을 타고 있다. 김광수 기자
부산 수정산꿈자람터 모험놀이터에서 아이들이 그물을 타고 있다. 김광수 기자

수정산꿈자람터는 무료다. 안전과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에만 문을 연다. 평일 단체 예약을 하면 차량이 수정산꿈자람터 앞 주차장까지 올라갈 수 있다. 주말엔 20~25분마다 순환버스가 오간다.

이용자들은 만족했다. 임우진(40)씨는 “숲속이고 놀이기구도 마음에 들고 바다도 볼 수 있어서 기대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부산 동구 좌천동 어린이집 원장인 이점이(68)씨는 “원도심에는 땅이 없어서 대규모 놀이터가 없는데 넓은 숲속에 큰 놀이터가 생겨서 너무 좋다”고 했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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