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중국계 미국 시인의 감성과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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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리(Li-Young Lee)는 아버지를 따라 인도네시아, 홍콩, 일본 등을 떠돌다 미국에 정착한 중국계 미국인이다.
1959년 출옥한 후 리영리의 가족은 인도네시아를 탈출해 마카오에 잠시 체류한 뒤, 몇 년간 홍콩과 일본을 전전하다가 1964년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리영리도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시인으로 에밀리 디킨슨, 로버트 프로스트, 월트 휘트먼 등 전통적인 미국 시인들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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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리 지음 / 김성훈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펴냄
리영리(Li-Young Lee)는 아버지를 따라 인도네시아, 홍콩, 일본 등을 떠돌다 미국에 정착한 중국계 미국인이다. 아버지가 망명 생활을 하던 1957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태어났다. 인도네시아의 독재자 수카르노가 반중국 정서를 확산시키면서 아버지는 1년 반가량 정치범으로 복역했다. 1959년 출옥한 후 리영리의 가족은 인도네시아를 탈출해 마카오에 잠시 체류한 뒤, 몇 년간 홍콩과 일본을 전전하다가 1964년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그는 피츠버그대학에 진학해 시인 제럴드 스턴을 만나면서 시 쓰기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됐다. 전미도서상,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상 등을 받았다. 특히 아시아계 시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노튼 시 선집'(Norton Anthology)에 시가 수록되었다.
그는 영미의 시적 전통과 이백·두보 등 고대 중국 시인들의 전통 및 기법을 혼합해 자신만의 분명한 시 세계를 구축했다. 리영리도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시인으로 에밀리 디킨슨, 로버트 프로스트, 월트 휘트먼 등 전통적인 미국 시인들을 꼽는다. 또 조용하고 명상적이면서도 구어적 어조와 독백, 간결하지만 힘 있는 리듬의 사용은 이백과 두보의 영향을 잘 보여 준다.
그는 기억하는 행위와 기억의 작용을 시적 특성인 은유적 사유 속에서 인상 깊게 표현함으로써, 왜 그가 기억을 다름 아닌 '시'라는 매개체를 통해 다루는지 이해하게끔 한다. 그래서 리영리는 '기억의 시인'(poet of memory)으로 불린다.
시집은 1990년 출간됐다. 화자는 불타는 집, 아버지를 기다린 날, 형의 죽음을 기억한다. 고통의 기억과 그것의 망각 사이에서 고뇌한다. 이 고통을 껴안는 만큼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의 시는 서정적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개인적인 사유를 바탕으로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감수성을 지향한다. 시는 부드럽고 슬프고 감동적이다. 정신적 여백을 채우면서 추억을 불러내는 좋은 시집 한 권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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