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전시상황인데…특허청장 5달째 `공석`

이준기 2024. 5. 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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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부터 반도체, 배터리까지 전 세계가 기술전쟁에 안간힘을 쏟는 가운데 지식재산 주무부처인 특허청장 공석이 5개월째 이어지면서 업무 공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허청장 공석 장기화로 인한 지식재산 관련 각종 현안과 이슈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전략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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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부터 반도체, 배터리까지 전 세계가 기술전쟁에 안간힘을 쏟는 가운데 지식재산 주무부처인 특허청장 공석이 5개월째 이어지면서 업무 공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허청장 공석 장기화로 인한 지식재산 관련 각종 현안과 이슈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전략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허청은 지난 1월 초 이인실 청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자진 사퇴한 후 지금까지 청장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김시형 차장이 직무대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장 21일 '제59회 발명의 날' 행사를 청장 직무대리 체제에서 치러야 한다. 발명의 날은 5월 19일로, 올해는 일요일이라 21일에 열린다. 내달 우리나라에서 여는 '선진 5개국 특허청장(IP 5) 회의' 준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해 기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했던 것과 달리 올해 행사는 대통령뿐 아니라 국무총리 등이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행사 위상과 규모가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다음달 18~20일 우리나라가 주최해 서울에서 열리는 '선진 5개 특허청(IP5) 회의'다. IP5 회의는 한국,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등 선진 5개국 특허청장이 매년 각국을 돌아가며 여는 행사로, '글로벌 지식재산 분야의 G5'로 불릴 정도로 위상과 영향력이 상당하다. 만약 이 회의를 특허청장 공석 상태에서 치르면 커다란 국제적 결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특허청장은 글로벌 산업계 인사와 함께 하는 '연석회의'와, 5개국 특허청장이 참석하는 'IP5청장 회의', IP5 국가와의 양자회의 등에 참석해야 한다.

조직 내부도 청장 공석으로 업무에 추동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조직 전체의 근무 긴장도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이후 인사 수요에도 불구하고, 승진·전보 등의 인사가 제때 되지 않고 있어 조직에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내부 직원들의 지적이다.

특허청 한 관계자는 "기관장이 오랜 기간 없다 보니 직원들이 체감하는 근무 긴장도가 약해진 게 사실"이라며 "과장급 인사를 포함한 승진 인사도 1월 이후 거의 중단돼 조직 업무 효율과 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각종 현안도 속도를 못 내고 있다.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특허, 상표, 디자인의 신속한 권리 확보를 위한 심사관 증원도 힘을 받지 못해 상표와 디자인의 심사처리 기간이 길어져 산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올초 제정된 산업재산정보 활용촉진법 관련 후속조치도 발등에 불이다. 오는 8월 시행을 앞뒀지만 산업재산정보 제공·이용, 국가 안보를 위한 절차 등 세부사항과 시행령 마련에 속도를 못 내고 있다. 비리 의혹으로 순차적으로 폐지하기로 한 상표, 디자인 선행기술조사사업 추진도 더디다.

지식재산 분야 한 관계자는 "'글로벌 지식재산 강국'으로 인정받는 우리나라에서 특허청장이 4개월 넘게 공석인 것에 대해 국내외에서 의아해 한다"면서 "하루 빨리 후임 청장을 선임하되, 지식재산 생태계를 잘 알고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사를 임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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