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오른 서울 전셋값, 수도권 확산…"입주단지 노려라"
비수기 5월에도 수요↑
2020년 7월 시작된
2+2년 계약갱신청구권
만기 시점 다가와
전셋값 더 뛸 가능성
전세가 회복 높은 곳은
서울 종로·중구·강서 등
전고점 대비 90% 육박
관악·은평·양천 등도
서울 평균 웃돌아
“요즘 매매 거래는 많지 않은데 전세는 물건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출산 가구, 신혼부부 등은 저금리로 대출이 가능해 전세를 옮기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거 같아요.” (서울 마포구 A공인 대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 가까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비수기인 5월에도 전세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7월 시작된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2+2년)의 만기 시점이 다가오면서 전셋값이 더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수요자들은 서울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다른 수도권 지역에서 물건을 찾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서울뿐만 아니라 주변으로 확산하는 이유다.
서울 52주·수도권 47주 상승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5월 넷째주 이후 지난주까지 52주 연속 상승했다.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2년 5월 이후 네 번째로 긴 상승 기간이다. 이달 둘째주(13일 기준) 주간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25개 구 가운데 최근 입주 물량이 몰린 강동구(-0.01%)를 제외한 모든 구의 전셋값이 올랐다. 중구(0.15%), 은평구(0.15%), 노원구(0.13%), 성북구(0.12%) 등 강북권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인천과 경기도 각각 0.12%, 0.07% 오르며 수도권 전세 상승률은 0.08%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체로도 47주 연속 상승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계약된 서울 아파트 전세 보증금은 2022년 전고점의 평균 84% 선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계약에서 임차인에게 전세 보증금의 일부를 돌려주는 ‘역전세난’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결과다. 서울 종로구는 전고점의 90%, 중구는 89%에 근접했다. 강서·마포구(87%), 관악·은평구(86%), 양천·광진·서대문·영등포구(85%) 등도 고점 대비 회복률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이에 비해 노원·도봉구(81%), 강북구(83%) 등 ‘노도강’ 지역과 고가 전세가 밀집한 강남·송파(82%), 서초구(81%) 등 강남 3구는 상대적으로 회복률이 낮았다.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은 2022년 9월 10억5000만원을 찍은 뒤 이후 최저 6억4000만원으로 고점 대비 60.9% 선까지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82% 선인 8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노원구 상계 주공7단지 전용 49.9㎡는 이달 초 최고 3억원에 거래됐다. 2021년 역대 최고가였던 3억5000만원의 86%까지 회복했다.
대단지 입주 물량 노려볼 만
최근 전셋값 상승세는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한 영향이 크다. 전세사기 문제가 거의 없고 상대적으로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아파트로 임차인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저 연 1%대의 저리 신생아 특례 대출을 비롯해 신혼부부·청년 대출 등 정부 정책자금 지원이 확대된 것도 전세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 물건은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한 달 전 4만8573건에서 지난 11일 기준 4만7844건으로 1.5% 감소했다. 작년 말(5만4946건)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게다가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감소 추세를 보여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3786가구로, 지난해(3만2759가구)보다 27.4% 줄어든다. 전국적으로도 입주 물량이 올해 35만3000여 가구에서 내년에는 24만 가구로 급감한다.
수요자들은 수도권에서 주목받아온 주요 단지 입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음달 서울 강동구에서 ‘강동해리티지자이’(1299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길동신동아1·2차를 재건축하는 물량이다. 인천 송도 랜드마크시티 6공구에 들어서는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1503가구)과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1205가구)도 상반기 입주를 확정했다. 인천 주안동 ‘더샵아르테’(1146가구)도 다음달 준공될 예정이다. 경기 안양 비산동 ‘평촌엘프라우드’(2739가구), 김포 고촌읍 ‘고촌센트럴자이’(1297가구), 화성 장지동 ‘동탄레이크파크 자연앤e편한세상’(1227가구)도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여서 입주장 때 전세 물건이 적지 않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설명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전셋값 상승세는 이전 가격을 회복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금리 인하, 입주 물량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전세시장이 더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고, 매매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2020년 시작된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의 만기 시점이 오는 7월로 다가오면서 전셋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동안 전셋값을 5% 이상 올리지 못한 집주인이 7월 이후 한꺼번에 올릴 수 있어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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