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아웃 ‘느린 발’ 아쉬웠던 유강남··· 12회말 연달아 도루 저격 팀 패배 막았다, 두산-롯데 12회 무승부

심진용 기자 2024. 5. 1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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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잠실 두산전 12회초 2사 1, 2루에서 롯데 윤동희의 안타 때 2루 주자 유강남이 홈으로 달렸지만 태그 아웃당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4시간 20분 넘게 이어진 두산과 롯데의 19일 잠실 혈투가 소득 없는 12회 무승부로 끝났다. 두산도 롯데도 마지막 1점을 내지 못했다.

4-4로 맞선 연장 12회초, 롯데가 먼저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유강남이 안타, 박승욱이 사구로 출루하며 1·2루가 됐다. 황성빈이 초구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2사 1·2루에서 윤동희가 두산 박정수의 2구 느린 커브를 받아쳐 깨끗한 중전 안타를 때렸다. 2루 주자 발 느린 유강남이 온 힘을 다해 3루를 돌아 홈으로 달렸다. 고영민 롯데 3루 코치도 망설이지 않고 팔을 휘둘렀다. 뒤가 없다는 판단으로 모험수를 걸었다.

그러나 윤동희의 타구가 다소 짧았고,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송구가 너무 정확했다. 유강남의 발보다 공이 먼저 왔고, 여유 있는 태그 아웃이 됐다. 앞서 대타와 대주자 기용으로 야수 자원을 다 소진한 게 아쉬웠다. 남은 야수가 유강남과 주력 차이가 크지 않은 정보근 1명이었다. 투수를 대주자로 기용하고 정보근을 대수비로 쓰는 방법도 가능은 했겠지만, 부상 등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

두산도 12회말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헨리 라모스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벤치는 바로 번트 지시를 내렸지만,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기연의 초구 번트가 높이 뜨면서 3루 쪽 파울 플라이가 되고 말았다.

1사 후 라모스가 도루를 시도했다 아웃됐다. 주자 없이 2사 이후 이유찬의 안타가 나왔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김기연의 번트가 성공했다면 끝내기 안타가 될 수도 있었던 것. 두산은 어떻게든 주자를 득점권에 두기 위해 이유찬까지 도루를 감행했지만, 이번에도 저지를 당하며 다소 허무하게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날렸다. 앞선 이닝 느린 발로 결승 득점에 실패한 유강남이 수비에서는 연달아 주자를 잡아내며 팀 패배를 막았다.

두산 헨리 라모스가 19일 잠실 롯데전, 3-3이던 12회말 선두타자 출루 후 1사 상황에서 도루를 시도했지만 2루에서 태그 아웃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은 이날 2회말 라모스와 김기연이 연속 적시타로 먼저 2득점 했다. 2-1으로 앞선 6회말 강승호의 2루타로 1점을 더 달아났다. 그러나 7회초 롯데 김민성이 2점 홈런을 때리며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12회까지 양 팀은 꾸준히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연장 들어 놓친 기회만 생각하면 롯데가 더 아쉬웠다. 10회 선두타자 신윤후가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후속 유강남의 번트가 바로 잡히면서 더블 아웃이 됐다. 11회엔 사구와 볼넷, 희생번트로 1사 2·3루 기회를 잡았지만 김민성이 내야 파울 뜬공, 나승엽이 삼진으로 점수를 내지 못했다. 12회 기다리던 득점권 안타가 나왔지만, 주자의 발이 느렸다. 두산 선발이 외국인 에이스 브랜든 와델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눈앞에서 대어를 놓친 셈이다.

두 팀은 이날 12이닝 동안 도합 15명의 투수를 썼다. 두산이 12회초에만 박치국, 이교훈, 박정수 등 3명을 기용하며 투수 8명을 마운드 위에 올렸다. 롯데는 선발 등판한 이민석이 4회 1사 후 손가락 멍 부상으로 조기 강판당하면서, 나머지 8.2이닝을 불펜 6명으로 버텼다. 모두 7명의 투수를 기용했다.

롯데 이민석은 1년여 만의 1군 등판에서 3.1이닝 2실점에 그쳤지만, 위력적인 구위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최고 154㎞, 평균 150㎞ 빠른공을 앞세워 4삼진을 잡았다. 이민석은 지난 시즌 개막전 불펜 등판했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자진해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하며 복귀를 준비해왔다. 롯데 신인 강성우는 9회 데뷔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렸지만, 후속 타자 타석 때 곧장 도루 아웃되며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와 두산 선수들이 19일 잠실 맞대결에서 12회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양편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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