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2차 연장 끝 박상현 제치고 ‘KPGA 최고령 우승’ 신기록 달성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2024. 5. 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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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승부는 모든 것이 '주연 최경주'를 위한 시나리오 같았다.

1970년 5월 19일 태어나 정확히 54세가 된 '탱크' 최경주가 자신의 후원사 주최 대회에서 2차 연장 끝에 통산 4번째 패권을 차지하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날 54번째 생일을 맞은 최경주는 2005년 최상호가 KT&G 매경오픈에서 기록한 기존 기록(50세 4개월 25일)을 훌쩍 뛰어넘어 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이란 값진 열매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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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오픈 2024’ 최종라운드 7번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는 최경주. 사진제공 | KPGA
영화 같은 승부는 모든 것이 ‘주연 최경주’를 위한 시나리오 같았다.

1970년 5월 19일 태어나 정확히 54세가 된 ‘탱크’ 최경주가 자신의 후원사 주최 대회에서 2차 연장 끝에 통산 4번째 패권을 차지하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 치웠다.

최경주는 19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GC 동·서코스(파71)에서 열린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2024’(총상금 13억 원) 4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5개로 3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로 박상현과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 승부 끝에 세월을 거스르는 ‘리빙 레전드의 힘’을 뽐내며 우승상금 2억6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강풍 속에 열린 1라운드를 이븐파 공동 2위로 마친 최경주는 2라운드(합계 7언더파)에 이어 3라운드(합계 6언더파)에서도 단독 1위를 지킨 뒤 5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했다. 하지만 체력적 부담 탓인지 타수를 잃었고, 3라운드까지 합계 1오버파 공동 6위에 그쳤지만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은 박상현에게 동타를 허용했다.

18번(파4) 홀에서 열린 1차 연장. 최경주는 세컨 샷이 왼쪽으로 감기면서 그린 앞 페널티지역 내 작은 섬 모양의 러프로 향했다. 물에 빠질 것 같은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지만 볼은 기적처럼 살았고, 최경주는 위기 속에 행운처럼 찾아온 세 번째 샷을 날카롭게 홀컵 옆에 붙여 파를 잡고 승부를 이어갔다.

같은 홀에서 핀 위치를 달리해 열린 2차 플레이오프. 투온에 성공한 최경주와 달리 이번엔 박상현의 세컨 샷이 그린 앞 러프에 멈추고 말았다. 박상현의 파 퍼트가 빗나간 뒤 최경주가 파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영화 같은 승부는 마침내 끝을 맺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8승을 거둔 후 현재 시니어무대인 챔피언스투어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최경주의 SK텔레콤 오픈 우승은 2003년, 2005년, 2008년에 이어 16년 만이자 통산 4번째. 올해 27회를 맞은 이 대회 최다우승 기록이다. 아울러 2012년 CJ 인비테이셔널 이후 12년 만의 KPGA 투어 통산 17승째, PGA 챔피언스투어의 2021년 9월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 우승 등 해외 투어까지 포함하면 프로 통산 30승째 영광이었다.

무엇보다 KPGA 투어 최고령 우승이란 새 역사를 썼다는 점에서 뜻 깊었다. 이날 54번째 생일을 맞은 최경주는 2005년 최상호가 KT&G 매경오픈에서 기록한 기존 기록(50세 4개월 25일)을 훌쩍 뛰어넘어 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이란 값진 열매를 맺었다.

최경주는 “1차 연장에서 세컨 샷이 물에 빠진 줄 알았는데, 팬들의 환호성을 듣고 포기하지 않았다”며 “후배들과 열심히 싸워 기대하지 않았던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사랑하는 가족, 많은 팬들, 그리고 SK그룹과 SK텔레콤에 감사하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서귀포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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