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그 선을 넘지 마오 [TEN초점]

김지원 2024. 5. 1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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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뉴진스 / 사진 제공 = 어도어


팬들이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이 됐다. 그룹 뉴진스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에 100% 협력하는 모습이 드러나면서 제2의 피프티피프티 사태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뉴진스는 물론, 이들의 부모까지 탄원서를 내며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이들이 한 몸이라는 이야기에 힘이 실린 결과다. 업계에서는 어떤 경우든 뉴진스는 향후 활동을 위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라도 사태에서 물러서 있어야 했다는 지적이 많다.

19일 가요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뉴진스 멤버 전원은 최근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뉴진스의 부모들도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고 탄원서 제출에 나섰다. 민 대표가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탄원서를 낼 수도 있었지만 따로 엔터업계 전문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에 변호사에게 전속 계약 관련 조언을 받기 위한 부모들의 움직임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변호사가 탄원서 작성 업무만 맡았다고 해명하며 의혹은 일축됐지만, 뉴진스가 하이브에 남을지는 불투명하다.

뉴진스와 그들의 부모가 탄원서를 제출하며 '뉴진스와 민희진은 한 몸'이라는 게 기정 사실화했다. 이들이 돈독한 관계라는 점은 짐작할 수 있었지만 이를 법률적 행동으로 옮긴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민 대표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뉴진스와 본인이 대중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도 "뉴진스와 저는 가족 같지만 그런 단순 가족 관계와는 또 다른 단단함으로 뭉쳐지게 된 것 같다"며 "뉴진스와 저의 관계는 여러분이 어떤 생각을 하시든 그 생각 이상의 관계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하이브, 민희진 어도어 대표 / 사진 = 하이브 제공, 텐아시아 사진 DB


그러면서도 "뉴진스를 조금이라도 생각해 주시는 분들이시라면 여러분께서 해주실 수 있는 일은,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사안에 최대한 멤버들이 오르내리지 않게 해주시는 일 같다"고 덧붙였다. 뉴진스를 계속 언급하면서도, 멤버들이 이 일과 관련해 입방아에 오르지 않길 바라는 건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 대표의 말처럼, 뉴진스는 이 사안에 오르내리지 않는 편이 낫다. 아이돌 산업은 기본적으로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이 사건에서 뉴진스는 즐거움과 힘을 주는 아이돌이 아닌, 어른들 싸움에 상처받는 어린아이들이다. 뉴진스 관련 뉴스 댓글창에서는 "뉴진스를 보면 뉴진스가 안 보이고 민희진-방시혁 싸움만 보인다", "뉴진스 멤버와 부모님은 끼지 않는 게 좋았을 것 같다"와 같은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중 앞에 서는 이들의 가수로서 가치가 훼손됐다는 의미다.

피프티 피프티 / 사진 제공 = 어트랙트


어른들 싸움에 멤버들을 앞장세우며 '피프피 피프피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데뷔곡 '큐피드'로 인기를 끈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은 정산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 소속사 어트랙트에 대해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 같은해 8월 전홍준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법정 공방에 나선 멤버 중 일부는 미성년자였다. 결국 이들 가운데 키나를 제외한 세 명은 가요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 손해배상 소송 피고인이 돼있다.

뉴진스 멤버들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다. 특히 막내 혜인은 2008년생으로, 만 16세에 불과하다. 해린 역시 2006년생으로 미성년자다. 싸움의 중심에 서기보다는 보호받아야 할 나이다.

하이브 입장에서는 강력한 IP인 '뉴진스'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뉴진스는 민희진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민 대표가 해임되더라도 뉴진스 멤버들은 향후 잔여 계약기간인 5년여간 하이브에 있어야 한다.

뉴진스는 '엄마' 민 대표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엄마'를 지키는 건 아이들의 몫이 아니다. 멤버들은 오랜 기간 꿈을 향해 달려왔다. 그간 열심히 달려온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한 발짝 물러나야 할 시점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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