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는 하이브 내 ‘은따’…네이버·두나무, 사적 자리” 입장 발표

2024. 5. 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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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 기자회견 이후 첫 입장
네이버, 두나무 투자 아닌 사적 자리 해명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네이버·두나무 만남, 지인 통한 사적인 자리였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 이후 다시 한 번 긴 글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 이후 나온 입장 발표에서 하이브 측이 의혹을 제기한 “투자자로서의 네이버, 두나무와의 만남”, “뉴진스에 대한 비하 발언”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자 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 대표는 “법정에서 하이브 측이 주장한 주장한 허위사실에 대한 정정이 필요하기에 글을 쓴다”며 “저의 솔직한 성격은 이미 기자회견으로 접하셨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가감 없이 말씀드린다. 본 글에서 솔직함이 더욱 필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사안의 본질이 엄격, 근엄, 진지한 내용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중한 일을 경히 본다-라는 편견은 감히 사양하겠다”며 입장을 전해왔다.

민 대표가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네이버와 두나무 사안이다.

앞서 하이브는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심문에서 변론을 통해 “하이브의 합작협력사 N사와 주주인 D사 고위 관계자를 만나 어도어의 인수를 제안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N사는 하이브와 협력관계에 있는 네이버, D사는 두나무다. 두나무는 하이브 지분 5.6%를 보유, 이사선임권을 가진 3대 주주다. 특히 민 대표는 두나무의 고위 관계자에게 “하이브를 압박해 어도어를 떠가라”는 발언도 했다.

민 대표에 따르면 지난 3월 6일 지인 A사 자신의 오랜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에 초대, 이 자리에서 네이버의 B씨,두나무 C씨가 함께 했다. 민 대표는 “오래전 방시혁 의장을 통해 나를 만나보고 싶다고 말씀을 주셨던 분이었다”며 “그 분은 이 저녁 자리에 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본인도 참석하고 싶다고 하셨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자리는 투자와는 무관한 사적인 자리로 마무리됐다”며 “네이버의 B씨는 이후 사적인 고민을 나누는 연락을 몇 차례 주고받은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이후 민 대표와 어도어의 L부대표는 당시의 만남을 토대로 “L부대표는 차라리 하이브에 투자한 회사 중 하나인 두나무 같은 곳이 어도어의 주인이 되면 하이브나 어도어나 서로 좋겠다는 막연한 대화를 나눴다”며 “그런데 이 생각은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하이브 동의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것을 저희가 모를 리 없다. 두나무 C씨와는 그 날 처음 만난 사이이기 때문에 해당 내용에 대한 대화를 나눴을 수 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에 대해 민 대표는 “어도어가 하이브 내에서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하는 ‘은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지냈기 때문”이라며 “벗어날 수 없는 가해자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상상을 해봤다는 것이 죄가 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민 대표는 또한 하이브가 폭로한 뉴진스 멤버들에 대한 비하 발언과 “뉴진스를 케어하는게 역겹다”고 한 대화록에 대해서도 설명을 보탰다. 그는 “복잡한 인간사, 인간 관계는 단순히 멋대로 오려 붙여진 카톡 몇 자로 설명되지 는다”며 “변명을 할 이유도 없고, 해명을 할 사안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이브의 저열한 방식으로 짜깁기 당하면 누구라도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민 대표는 무엇보다 뉴진스와의 공고하고 각별한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뉴진스와 저는 그간 여러분이 모르실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일과 다양한 상황을 겪어왔다”며 “쓸데없는 부가 설명은 다른 이들의 사적인 내용을 말해야 하고 또 다른 이간질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상처를 야기 시키기 때문에 불필요하다.그간 수많은 일들로 미치게 괴로웠지만, 남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일들로 인해 우리 관계는 더 돈독해지고,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짜깁기된 카톡 대화로 공격받은 직후, 멤버들은 일제히 위로의 문자를 보내왔다. 그냥 위로의 문자가 아닌 사랑이 넘치는 내용이었다”며 “낯 모르는 타인들에게 오해받고 욕을 먹어서가 아니라 이 상황에 처한 모든 이들이 이런 최악의 거지 같은 일들을 겪어야만 하는 것이 한스러워 소리내 울었다. 의도가 훤히 보이는 작태에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것은 선동을 하는 이들의 문제이지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죄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뉴진스

민 대표는 하이브와 맞서는 것에 대해 ‘돈’이 목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적당히 타협하면서 일하면 임기를 마친 뒤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보장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위험을 감내하며 내부고발을 진행한 것은,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라며 “돈이 목적인 사람이 굳이 힘들게 내부 고발을 하며 싸우고 최종적으로 하이브 승인이 필요한 법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을 어렵게 도모하겠냐”고 말했다.

이어 “하이브는 이미 뉴진스라는 팀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까지 일을 몰고 온 그들이 끔찍하고 징그럽다”며 “각자의 인생은 소중하기 때문에 함께 일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의 인민재판으로 판가름 할 일이 아니다. 하이브가 아무리 저를 마녀로 만들고 싶어해도, 저에 대해 더 잘 아는 것은 그들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민 대표는 또한 하이브의 감사 과정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꼬집었다. 그는 “하이브는 제가 입사 시 받아 사용했다가 초기화 시켜 2년 전 반납했던 노트북을, 감사 이전에 ‘동의 없이 사전 포렌식’하여 저의 개인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서로 공유하고 감사 문건에 넣었다. 어도어 설립 전의 일이 본 감사와 어떤 연관이 있냐”며 “공개법정에서 법리적인 주장은 하지 않은채 개인 사생활 속에서 이뤄진 사담 중에서도 일부만을 꺼내 자극적인 어감으로 낭독했다. 개인의 사생활과 명예를 해치는 행위를 그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소름끼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사적인 대화까지 사찰한 하이브는 편집되지 않은 맥락에 제게 유리한 내용이 얼마나 많은지, 그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얼마나 더 많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라며 “‘상법상 자회사 조사권’에 명시된 내용이 있음에도, ‘그들만의 기준’으로 시행한 불법 감사로 얼마나 저열한 수준의 만행을 저지른 것인지, 하이브의 도덕적 불감증에 다시한 번 의문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봐달라며, 이번 일은 “제 개인에 대한 인민 재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시혁 의장이 제출했다는 탄원서는 보지 않았지만, 헤드라인에 적힌 ‘악’이라는 표현이 인상 깊었다. 같은 단어도 그 용례가 참 다르다는 것을 다시금 절감했다”며 “사실무근의 기사가 한번 나면 사실이 아님에도 그것이 프레임이 되어, 해명을 해야하는 기사를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과정이 지난해진다. 그리고 먼저 공격한 주장에 선동되기 쉬울 수 밖에 없다. 차분히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또 그 이후의 수순을 정리하는 것이 옳다. 부득이하게 시끄럽게 심려 끼쳐드리는 점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입장문을 끝맺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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