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은 오보라는데…귀네슈 감독설 계속 뜨는 이유?
차기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셰놀 귀네슈 전 베식타슈(튀르키예) 감독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협회 예산 등 여러 가지 제약 조건, 감독 찾기 임무를 맡은 전력강화위원회가 앞서 내건 조건 등을 고려할 때 그의 이름은 계속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 매체 아크데니즈 게르체크는 18일 “귀네슈 감독이 10월 이후 한국 대표팀과 함께 그라운드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계약 기간 3년으로 2027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아시안컵까지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이를 두고 “오보라고 보면 된다”며 부인했다. 감독 선임 상황에 대해서는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귀네슈 전 감독이 후보에서도 제외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알려졌던 제시 마시가 캐나다 대표팀을 선택하고 뒷순위 후보들도 줄줄이 거절 의사를 밝힌 이후 부쩍 귀네슈 전 감독의 이름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그만큼 귀네슈 전 감독이 앞서 전력강화위가 내건 사령탑 조건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2월 차기 감독의 8가지 기준을 발표하면서 풍부한 대회 경험 성과 등을 언급했다. 귀네슈 전 감독은 여러 후보 중 대표팀 사령탑으로서는 가장 굵직한 성과를 낸 지도자다.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조국 튀르키예를 이끌고 3위에 올랐다. 이듬해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3위에 올랐고, 2020 유럽선수권대회(유로) 본선에도 진출했다. 앞서 대표팀 감독 우선순위로 거론됐던 마시 감독이 A대표팀으로서는 미국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것이 전부고, 에르베 르나르 프랑스 여자 대표팀 감독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이 없다.
2007년부터 3년간 K리그에서 FC서울을 지휘한 경험이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서울 사령탑으로 들어 올린 트로피는 없지만, 팀을 상위권에 올려놨고 이후 대표팀 주축으로 성장한 기성용(서울), 이청용(울산) 등을 발굴한 것은 성과로 인정받는다.
1952년 6월생으로 만 71세 고령이라는 점이 걸리지만 현대 축구 흐름에 밝고, 전술적으로도 유연성이 있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하며 윙어와 풀백, 중앙 미드필더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중앙에 공격 숫자를 많이 둘 수 있는 전술을 펼친다. 후방 빌드업을 통해 공격으로 빠른 전환을 꾀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성과를 일궜던 파울루 벤투 전 감독과 방향성이 일치한다.
대표팀은 다음 달 싱가포르,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경기를 앞두고 있다. 5월 중 감독 선임 방향을 고수하겠다면 늦어도 주 초에는 구단에 선수 소집 공문을 보내야 한다. 다른 후보들보다 한국 선수단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감독직 수락 의지도 높은 만큼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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