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푸틴 만날때 김정은이 미사일 시위 나선 이유는? [Viewpoint]
핵·재래식 미사일 퍼포먼스 이례적
‘강한 反美연대 일원’ 중·러에 어필
통상 북한은 인접국가 정상들이 한반도나 근처 지역을 방문할 때에는 미사일 발사 등 도발적 행위를 자제하며 상황을 관망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핵심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베이징에서 만나는 시기에 즈음해 김 위원장이 나서 적극적으로 무기체계 시험발사를 펼치고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 등 발사 플랫폼 생산시설을 찾아 핵·재래식 미사일 전력을 과시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이례적 행보가 북한이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 일본을 겨냥한 위협이 아닌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러브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11~12일에는 신형 240㎜ 방사포 차량을 직접 시운전하고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들을 현지지도하며 무기체계 생산 확대와 포병 전투력 강화를 지시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4연장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화성-11라형’으로 추정되는 전술미사일 무기체계 생산 현황을 보고받았다.
김 위원장은 중러정상회담 다음 날인 17일에는 신형 유도항법체계를 도입한 전술 탄도미사일 시험사격을 참관했다. 같은 날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차량을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도 방문해 생산현황을 지켜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재래식 무기, 근거리 미사일에서 장거리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사거리 전 영역에 대한 전쟁수행능력과 대미 억제력을 과시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7일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 자신들의 신형 무기체계 시험을 북러 간 추가적 무기거래완 연관짓는 관측을 부인하며 대남 위협수위를 높였다.
김 부부장은 “최근에 우리가 공개한 방사포들과 미사일 등의 전술무기들은 오직 한 가지 사명을 위하여 빚어진 것”이라며 “서울이 허튼 궁리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 쓰이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러간 무기거래설이 “가장 황당한 억설”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우리는 우리의 군사기술력을 그 어디에도 수출 또는 공개할 의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각종 무기체계를 수출해 개발·생산 단가를 낮추고 자국 군사력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고 있다. 북한도 한국처럼 건국 이후 처음으로 ‘NK방산’ 진흥을 위한 환경이 펼쳐진 셈이다.
방산과 무기체계는 그 자체로 군사력 확충은 물론 개발 협력과 수출을 통한 경제적 기회 창출과 외교안보 협력 강화적인 측면을 갖는다. 특히 지금은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전쟁,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 등으로 국제정세가 불안하고 분명한 피아(彼我) 식별을 요구받는 시대다.
사실상 중러정상회담 기간 대놓고 핵무기 지속 개발·생산 명분과 핵보유 정당성을 담은 메시지를 강하게 발신하며 ‘중국과 러시아도 우리를 지지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려 했다는 이야기다.
북한은 중러정상회담 기간에 펼친 일련의 미사일 관련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들도 대미(對美) 공동전선의 일원이라는 메시지를 중국과 러시아에 발신했다.
홍 연구위원은 북·중·러 모두 한미의 군사적 위협을 경고한 가운데 북한이 한미에 맞설 전쟁억제력, 즉 미사일 역량을 높이고 있다는 서사를 만들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이 근·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전술 유도무기는 물론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핵보유국’으로의 위상을 환기시키고 있다고 홍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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