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뭘하든 궁금하고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파"[인터뷰]

아이즈 ize 최재욱 기자 2024. 5. 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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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최재욱 기자

사진=BH엔터테인먼트

꿈을 잃지 않는 사람만큼 주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는 없다. 아무리 인생에 위기와 고난이 찾아오더라도 자신의 꿈만 바라보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가는 사람들은 주위의 찬사를 받기 마련이다. 요즘 주목 빋는 '대세배우' 박성훈이 바로 그런 존재다. 우리가 알아채기 훨씬 오래 전부터 우리 곁에 있으며 묵묵히 배우의 길을 갈어온 그는 이제 '자신의 전성기'를 열어젖힐 태세다. 그의 성실함과 실력을 모두 알고 있기에 모두가 축하하는 분위기다. 

뜨거운 인기를 모은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 종영 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만난 박성훈은 올해 나이가 불혹이 됐지만 '꿈꾸는 소년' 그 자체였다. 서늘한 악역 윤은성의 그림자는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연기를 정말 사랑하고 자신이 애정으로 만들어낸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아주 행복한 '천생배우'였다. 박성훈은 소속사 사무실에서 스태프들과 함께 본 마지막회 방송 시청 당시 소화부터 털어놓았다. 

"모든 시청자들이 죽여버리고 싶다고 할 만큼 윤은성은 얄미운 캐릭터였지만 전 넘 짠하고 불쌍했어요. 평생 제대로 사랑을 받아본 적 없이 살아와 제대로 사랑을 줄 줄도 몰랐죠. 평생 해인이만 짝사랑해온 '해인이 바라기'였으니 연애도 제대로 한번 해보지 못했을 거예요. 마지막 죽는 장면 촬영할 때 은성이의 그 복잡미묘한 감정이 잘 전달되기를 바랐어요. 막방을 보는데 전 은성에게 동화돼 있으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시청자들은 통쾌하셨겠지만 그렇게 허망하께 떠나는 모습이 전 마음이 아팠어요. 은성이의 일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모두가 미워해더라도 저만이라도 사랑해줘야죠.(웃음)"

사진=BH엔터테인먼트

'눈물의 여왕'과 전작 '더 글로리'의 악역으로 말 그대로 '떡상'한 박성훈. 그러나 실제 만나 본 그에게선 '악함'보다 '순수함' '섬세함'이 더 짙게 묻어났다. 겁이 많아 나이 들어서도 불켜놓고 잤다는 말을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약간 '쫄보' 같은 '소년미'가 가득했다. 인터뷰 내내 밝게 웃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배우 박성훈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냐'란 질문에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글쎄요. 제가 매우 양면적인 성향을 다 갖고 있기에 뭐라 대답하기 힘드네요. 어떤 사람이라고 규정지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평소에 까뿔까불하다가도 어느 때는 매우 다운될 때도 있고. 외향적이기도 하면서 내성적인 부분도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절 설명하기는 참 힘들어요.(웃음) 그래서 극과 극의 역할을 연기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저를 많은 분들이 알게 해준 '하나뿐인 당신'에서 연기한 착한 남자 장고래를 보고서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님이 '절 캐스팅해주셨거든요. 저런 착한 얼굴을 한 사람이 악역을 연기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드셨대요. 최근 두 작품에서 연기한 악역 때문에 실제 그러지 않을까 의심의 눈초리로 보실 땐 정말 재미있어요.  칭찬으로 생각해야죠. 악역을 연기하면 후유증이 있느냐 많이들 물어봐주시는데 제가 완전히 그 인물이 되는 메소드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전 없어요. 촬영이 끝나면 금세 털어버려요."

박성훈의 필모그래피를 훑어보면 연차에 비해 많은 작품 편수에 놀라게 된다. 2008년 영화 '쌍화점'로 데뷔한 그는 안방극장, 연극무대, 스크린 넘나들며 현재까지 50편에 출연했다. 누구 못지않은 훤칠한 비주얼에 탄탄한 연기력, 성실함을 갖췄지만 한 작품으로 스타덤에 오르는 행운은 그에게는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고 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자신에게 주어진 대본을 가장 값진 상장으로 여기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왔다.

'눈물의 여왕' 박성훈, 사진=tvN

"오랜 무명생활에 초조해한 적은 없냐고요? 다른 데 눈 안 돌리고 연기란 한 우물을 파다보니 늘 기회가 오더라고요. 아까 말씀드린 '하나뿐안 내편' 보고 김은숙 작가님이 연락주신 것처럼 항상 전 작품을 보시고 같이 일하자는 연락이 왔었어요. '조선구마사' 사태 이후 일이 없어 쉬고 있을 때 단막극 '희수'에 출연했는데 그걸 보고 황동혁 감독님이 '오징어 게임2'에 캐스팅해주셨어요. 난 왜 못 뜰까 고민하기보다 연기에만 집중했어요.. 대사 하나 늘어나고 비중이 늘어나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에 행복해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올해가 제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눈물의 여왕'과 '오징어게임2'에 기대가 큰 거겠죠. 매우 중요한 시기는 맞는 듯해요. 그러나 뭐 달라진 건 없는 것 같고 지금처럼 연기에 몰두하며 최선을 다하다보면 더 좋은 배우가 돼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라는 말대로 박성훈은 최근 2년 동안 무려 10작품에 출연했다. '소처럼 일하는 배우'란 타이틀은 이제 박성훈에게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인 듯하다. 현재 촬영 중인 시리즈 '오징어게임2'와 영화 '열대야' 촬영이 끝나면 오랜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한다.  오는 6월18일부터 대학로 예스24아트원에서 공연될 연극 '빵야'로 관객들을 직접 만난다. 다양한 매체서 극과 극 캐릭터를 오가는 그가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이 궁금해졌다.

"다른 배우들도 다 그렇겠지만 전 다 열어놓고 봐요. 그런데 무엇보다 대본을 읽었을 때 제가 재미있어야 해요. 제가 재미있어야 보는 사람들도 재미있어 한다고 생각해요. 그 다음에 제 캐릭터를 봐요. 입체적으로 극중에서 어떤 기능을 할지를 살펴보죠. '눈물의 여왕'과 '오징어게임2' 모두 정말 대본이 재미있었어요. '눈물의 여왕'이 역대 시청률 1위까지 할지는 몰랐지만 대중이 좋아해줄 거란 믿음은 있었어요. '오징어게임2'도 많이 좋아해주실 것 같아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요? 글쎄요. 이제 악역은 당분간 피해야죠. 지금도 촬영 중인 영화 '열대야'에서도 악역인데. 이번엔 약을 하는 것도 모자라 직접 만드는 마약상이에요 다음 작품은 좀 밝은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박성훈은 데뷔 후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다. 최근엔 유명세의 척도로 여겨지는 tvN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더 글로리' '눈물의 여왕' 이후 주위의 뜨거운 관심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압가의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을 시기다. 부모님의 반응을 묻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좋아하시죠. 아버지는 매우 만족해하시는데 어머니는 악역이라 좀 속상해하세요. 전국 어머니들의 사랑을 받은 '하나뿐인 내편'의 장고래 때를 못 잊으셔서 악역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하세요.(웃음)  올해로 마흔이 됐는데  전 늘 사십대가 되길 기다렸어요. 예전에 사주를 봤을 때 마흔 넘으면 일이 정말 잘 풀릴 거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 말대로 올해 일이 잘 풀리고 있어요. 그 말을 다 믿는 건 아니지만. 전 이십대 삼십대에는 좀 풋내기 애송이 같은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마흔을 넘어야 진짜 남자의 느낌이 나고요. 전 제 사십대와 오십대가  어떨지 궁금하고 기대가 많이 돼요.  믿고 보는 배우도 좋지만 제가 뭘 하든지 궁금하고 기대가 되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예요. 나이 들어서 이순재, 신구 선생님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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