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축제] ‘억만송이 장미’ 속 거닐며 색다른 설렘 누려볼까

황지원 기자 2024. 5. 19. 14: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04종의 장미향 가득 전남 ‘곡성세계장미축제’
2011년 시작…지난해 방문객 22만명 발길
오색빛깔 자랑하는 다품종 장미 한자리에
중국·그리스·프랑스식 등 6개국 정원 ‘눈길’
농특산물 판매장서 달콤한 멜론 맛볼 수도
제14회 ‘곡성세계장미축제’가 26일까지 전남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서 펼쳐진다. 머리에 장미가 핀 ‘장미의 여신’ 조형물 앞에서 관람객들이 장미의 아름다움에 취해 축제를 즐기고 있다. 곡성=백승철 프리랜서 기자

‘계절의 여왕’이라 부르는 5월. 장미는 이런 5월을 더욱 빛나게 하는 존재다. 이맘때쯤 전남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서는 전세계 장미가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곡성세계장미축제’가 열린다. 7.5㏊(2만2687평) 부지에서 펼쳐지는 1004종 장미의 향연을 만나러 곡성으로 향했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1997년에 발표돼 지금까지도 인기를 모으는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는 사랑을 표현하는 최고의 노래 중 하나다. 곡성세계장미축제에선 ‘억만송이 장미’를 볼 수 있어 가족·연인·친구와 동행한다면 이보다 사랑을 표현하기 더 좋은 기회는 없으리라.

2011년 시작한 장미축제는 어느덧 14회째를 맞았다. 지난해엔 22만명 이상 다녀가 입장료 수익만 약 10억원을 거둘 정도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올 1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24∼2025년 예비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빨간 장미를 두른 에펠탑 모형이 축제에 온 사람들을 반긴다.

축제는 섬진강기차마을에서 펼쳐진다. 이 마을은 1938∼1999년 철도 역사였던 옛 곡성역 주변에 조성한 테마파크로 장미공원을 비롯해 각종 놀이기구와 동물농장 등이 있다. KTX와 SRT가 다니는 신 곡성역과도 붙어 있어 전국 어디서든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 사계절 문을 열지만 특히 장미가 활짝 피는 5월에 경치가 절정을 이룬다. 축제장엔 옛 곡성역이 있는 정문이나 신 곡성역 가까이 난 후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정문으로 들어서자 장미 조화가 얽혀 있는 에펠탑 모양의 조형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문 앞 ‘로즈카카오 체험관’ 옥상에 있는 전망대로 가면 장미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광장 가운데엔 물을 내뿜는 분수가 있고 사방으로 덩굴장미 터널과 장미가 자라난 정원이 뻗어나간 형태다.

0.9.142하늘에서 본 축제 현장. 광장 가운데에선 분수대가 물을 내뿜고 정원 한가득 장미가 피어 있다.

장미공원엔 전세계에서 육종한 장미 1004종이 고유의 특징을 뽐낸다. 새빨갛고 커다란 꽃잎이 겹겹이 붙은 ‘클레오파트라’, 붉은 겉잎과 하얀 속잎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노스탤지어’, 연분홍의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아프로디테’, 샛노란 ‘더 브라우니 로즈’까지 오색 빛깔을 자랑하는 장미는 색으로 한번, 모양으로 또 한번, 향기로 다시 한번 사람들을 홀린다. 다양한 장미가 구역별로 나뉘어 있고 장미 아래엔 품종명과 개발국이 명시돼 장미에 대해 배우기도 좋다.

전북 전주에서 온 박정숙씨(49)는 “장미라고 하면 비슷하게 생겼을 줄 알았는데 색깔도 모양도 다 다른 게 신기하다”며 “태어나서 볼 장미는 다 보고 가는 듯하다”고 흡족해했다.

장미공원엔 세계 상징물 모형과 장미를 어우러지게 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장미원도 있다. 중국 전통 정원풍으로 꾸민 ‘중국 장미원’, 파르테논 신전 모형이 있는 ‘그리스 장미원’, 베르사유 궁전 속 정원을 재현한 듯한 ‘프랑스 장미원’ 등 6개국을 테마로 꾸며졌다.

유세형씨(57·광주광역시)는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해외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낼 수 있어 좋았다”며 밝게 웃었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번 축제에선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장터가 마련돼 관광객을 맞는다. ‘물가 모니터단’을 운영하기 때문에 바가지요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곡성 농특산물 판매장에서 멜론 등 신선농산물을 사서 두 손 가득 가져가도 좋다.

축제 기간엔 탱고를 비롯해 가수 김연자·체리필터의 무대까지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다채로운 공연도 축제에 흥을 더한다. 25일 오후 6시엔 가수 김연자·문희옥이 노래하고, 26일 오후 4시엔 체리필터의 무대가 펼쳐진다. 증기기관차를 타고 10㎞ 떨어진 가정역까지 가보거나 레일바이크를 타고 기차마을을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듯하다. 이 외에도 꽃다발·향수·초콜릿 등 장미를 활용한 다양한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체험행사가 열린다. 해가 지고 나면 조명과 어우러진 장미정원이 낮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람객을 매혹한다.

해가 지고 나면 조명과 어우러진 장미의 색다른 아름다움이 눈길을 끈다. 곡성군

김신환 곡성관광해설사는 “장미는 요즘처럼 낮 기온이 24∼27℃이고 밤 기온이 15∼18℃일 때 가장 예쁜 색을 드러낸다”며 “축제에 많은 사람이 와서 장미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비췄다.

곡성세계장미축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열며 26일까지 열린다. 이 시기가 만개한 장미를 즐기기 가장 좋으며, 섬진강기차마을에선 10월말까지도 장미를 볼 수 있다. 입장료는 중학생부터 만 65세 미만까지는 5000원, 48개월부터 초등학생까지와 만 65세 이상은 4500원이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