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00승보다 더 반가웠던 연패 탈출··· 이승엽 “원정 무승부가 큰 힘, 알칸타라 돌아오면 더 좋은 경기”
지난해 두산은 7월 1일부터 25일까지 11연승을 달렸다. 연승 전까지 승률 5할 아래에 6위로 처져있던 팀이 한번 연승을 타면서 순식간에 3위까지 치고 나섰다. 당시까지 1, 2위를 달리던 LG와 SSG의 ‘양강 구도’까지 참전할 기세였다. 그러나 두산은 긴 연승 이후 긴 연패에 빠졌다. 26일부터 31일까지 5경기를 내리 패했다. 선두권 두 팀과 승차가 벌어졌고, 5강 다툼에 다시 발이 묶였다. 결국 두산은 정규시즌 5위로 마쳤다.
두산은 올 시즌 최근까지 긴 연승을 했다.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9연승을 내달렸다. 연승 이전 7위에 그쳤던 두산은 9연승을 달리며 4위까지 도약했다. 그러나 두산은 연승 마감 후 1무 2패로 다시 처졌다. 광주 원정에서 1무 1패에 그쳤고, 지난 17일 잠실 롯데전에서 타격이 침묵하며 1-5로 졌다. 좋지 않은 수비가 이어지며 경기를 내줬다는 점에서 지난해 연승 마감 이후 좋지 않았던 기억도 다시 떠올랐다.
18일 롯데전 8-3 승리가 그래서 더 반가왔다. 1선발 곽빈이 5.1이닝 3자책으로 버텨줬고, 김택연·최지강·이영하로 이어진 불펜진이 남은 이닝을 잘 막았다. 타선에서는 주장 양석환의 멀티 홈런을 포함해 정수빈, 김기연까지 4홈런을 때려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9일 롯데전을 앞두고 “(연승 후 연패가) 당연히 신경이 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승 후유증을 빠르게 털어낸 배경으로 지난 17일 광주 KIA전 7-7 무승부 경기를 꼽았다. 당시 두산은 3회까지 2-5로 끌려갔지만, 7회초 대거 4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고 이후 공방 끝에 연장 12회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 감독은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비기는 것만 해도 승리에 버금가는 정도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원정 경기를 지지 않고 버텨낸 그 경기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승리로 이 감독은 감독 부임 통산 100승까지 거둬 겹경사를 맞았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박정원 구단주에게 꽃다발 선물까지 받았다. 이 감독은 “(박정원) 회장님 응원이 우리 팀에 엄청난 힘을 불어넣어 주신다. 조금 더 자주 오신다면 우리 팀이 더 많은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00승 기록에 대해서는 “이제 100승은 의미가 없다. 오늘 101승이 더 의미가 있을 듯싶다”고 웃었다.
두산은 외국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빠진 사이에도 분전하며 5월 한 달 동안 10승 1무 4패, 승률 0.714로 구간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이제 알칸타라까지 복귀 시동을 걸고 있다.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달 25일 엔트리 말소됐던 알칸타라는 다음주부터 불펜 피칭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감독은 “그간 홈런을 앞세워 타격으로 이기는 경기가 많았는데, 여기서 알칸타라가 돌아올 때까지 버티면서 다시 분위기를 탄다면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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