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은 응원단장…‘형’들이 잠잠해진 사이 야구장 찾는 구단주들
최근 몇년 동안 야구판에서는 ‘형’들이 화제였다. 프로야구 구단주들이 ‘형’처럼 친근한 이미지를 앞세웠고 야구단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쳤다.
원조 ‘형’은 김택진 NC 엔씨소프트 대표다. 김 대표는 자사 게임 광고에 여러 차례 직접 출연해 ‘택진이 형’이라는 친근한 별명을 얻었다.
2020시즌에는 NC가 창단 후 첫 통합 우승을 달성하면서 ‘형’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그 해 열린 한국시리즈 1~6차전을 모두 찾아서 응원하고 선수들의 헹가래도 받았다. 2021년에는 구단 공식 유튜브에서 홈구장을 청소하는 모습으로 깜짝 등장해 친근감을 높였다.
뒤를 이어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형’ 대열에 합류했다.
2021년 SK를 인수해 SSG 구단주로 거듭난 정 회장은 팬들과 SNS를 통해 활발히 소통하는 것은 물론 “야구팬들이 NC 구단주인 김택진 대표를 ‘택진이형’이라고 부르는 것이 부러웠다”며 “나를 ‘용진이형’으로 불러도 좋다”고 말했다. 2022년 SSG가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이루면서 ‘용진이 형’도 선수단과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렀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형’들이 잠잠하다. 그 사이 다른 구단들의 ‘회장님’들이 야구장을 방문해 팀의 사기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근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관중석의 ‘응원 단장’으로 팀을 독려하는 중이다.
가장 적극적인 건 김승연 한화 회장이다. 한화는 12년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류현진에게 8년 총액 170억원이라는 거액을 쾌척했다.
슈퍼 스타가 돌아와서일까. 김승연 회장은 이례적으로 시즌 초반부터 야구장을 찾았다. 지난 3월29일 대전 KT전을 방문했다. 2018년 10월19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6년 만이었다. 이날 선발 투수는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6이닝 9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고 한화도 3-2로 승리하며 5연승 행진을 내달렸다.
‘회장님’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다시 대전구장을 방문했다. 지난 5월10일 대전 키움전을 방문했고 한화는 김 회장 앞에서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김 회장의 올시즌 야구장 방문 승률은 100%다.
롯데와 두산도 ‘회장님’들이 ‘승리 요정’으로 나섰다.
롯데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17일 두산과의 경기가 열리는 잠실구장을 방문했다. 이날 롯데지주, 롯데물산,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코리아세븐 등 그룹사 임직원 1120명이 단체 관람을 왔고 신동빈 회장도 야구 관람을 함께 했다. 지난해 6월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전 이후 거의 1년 만이다. 구단은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이 경기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 약속을 하셨으며, 강한 신뢰를 표현했다”고 전했다.
롯데는 구단주가 바라보는 가운데 5-1로 승리했다. 전준우, 정훈 등 베테랑 선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빠져 전력에 누수가 생긴 상황인데도 롯데는 이겼다.
다음날 두산 역시 구단주가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박정원 두산 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롯데전에서 올시즌 두번째로 잠실구장을 방문했다. 박정원 구단주는 매년 전지훈련지를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고 정규시즌에도 틈 날때마다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선수단에 개별 태블릿 PC를 지급하도록 지시했다.
3월29일 KIA전에서는 아쉽게도 두산이 2-4로 패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두산 선수들이 구단주에게 승리의 기쁨을 선사했다. 총 4개의 홈런으로 축포를 터뜨렸다. 양석환이 1회 3점, 5회 2점 홈런을 쏘아올렸고 정수빈이 4회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김기연도 5회 솔로 홈런을 치면서 회장님을 웃음짓게 했다.
구단주의 방문은 선수들의 사기를 더 높이는 역할을 한다. 야구단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이벤트다. 올시즌 커지고 있는 야구 인기 역시 ‘회장님’을 야구장으로 유인하는 이유다. 게다가 ‘승리’로 이어지면 더할나위 없다. ‘형’들이 잠시 잠잠해진 동안 ‘회장님’들이 야구장을 방문해 승리의 상징이 되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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