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이영 맞아? 그 반응을 원했죠" '7인의 부활', 이유있던 특급 존재감[인터뷰S]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저 사람이 심이영이라고?' 그런 반응을 원했죠."
김순옥 작가의 본격 피카레스크 주말극, 시즌1 '7인의 탈출'과 시즌2 '7인의 부활'에 연이어 출연한 심이영의 한가지 바람이었다. '7인의 부활'에서 갤러리 관장 심미영 역을 맡은 심이영은 난해한 패션 코드와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을 자랑하는 성찬갤러리 심관장으로 활약했다가, '7인의 탈출'에 이르러서는 성찬그룹의 후계자인 심회장으로 드라마틱하게 변신했다. 데뷔 25년차, 수많은 작품에서 다채로운 변화를 거듭해 온 터지만, 심이영은 "도전과도 같은 작품이었다"고 합쳐서 하나가 된 두 드라마를 돌이켰다. 그는 판타지 느낌이 있는 드라마에, 모두가 앞으로 질주하는 것 같았다면서 "같이 높은 텐션도 다르게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모두가 달려나갈 때 어떤 변주를 섞을까 고민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시즌1 캐릭터 표만 받았죠. 독특한 퍼포먼스와 비주얼을 원하셨는데, 강렬하고도 유니크한 캐릭터를 강조하시면서 레이디 가가를 예로 드셨어요. 처음엔 '헉' 했죠. 어디까지 가야 하나. 몇차례 시안을 보시곤 '약하다 약하다' 하셔서 센 비주얼에 약간의 위트를 섞었어요. 기괴하게 보이기보다는 웃을 수 있는 포인트를 주고 싶었거든요."
대본에도 녹아있던 심관장의 '똘기' 가득한 면모를 살린 설정이었다. 그렇게 심이영은 첫 등장부터 무대의상을 연상시키는 범상찮은 비주얼로 시선을 붙들었다. 발성부터 바꿔 고막에 내리꽂는 듯한 목소리, 화려함의 끝을 달린 강렬한 의상과 메이크업은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심이영이라고?'라는 반응이 절로 나왔다. 심이영은 "그걸 원했다"며 "스타일리스트가 '언니, 그래도 예뻐야죠' 하는데 '이건 그렇게 예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했어요. 반응을 보고 뿌듯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첫 등장 의상을 보고 '아 요거다'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분장이나 의상이 그렇게 되면 연기가 따라가는 게 있어요. 비주얼에 따라 훅 올라오는 게 있거든요. 그런 옷을 입고 속눈썹을 붙이고 나면 술술 나오는. 생활연기 톤은 맞지 않고 재미도 없을 것 같아 발성도 완전히 바꿨어요. 많은 분들이 ('안녕 프란체스카'의 ) '안성댁'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오 비슷하기도 하네 했어요."
시즌2에서는 심회장으로 승격되며 심이영은 또 한번 변화를 거듭했다. 역할도 달라졌다. 치고 빠지며 환기하는 대신 매튜 리, 이휘소로 신분 세탁한 악인 심준석(엄기준)을 처단하러 적극 나서는 한편, 조카 민도혁(이준)을 위해 회장 자리를 내려놓을 만큼 든든한 '츤데레' 고모로도 역할이 확장됐다. 심이영의 캐릭터에도 자연스럽게 무게가 더해졌다.
심이영은 "심관장 캐릭터로 회장까지 가면 너무 가벼울 것 같아, 가볍고도 과한 느낌을 조금 덜어내고 스타일도 무채색 변화를 줬다"면서 "의상도 무채색으로, 연기에도 그런 느낌을 더했다"고 귀띔했다. "'7인의 탈출'이 '부활'이 되고 심관장이 심회장이 됐다고 사람이 확 변할 수는 없지 않나"라는 게 심이영의 설명. 그는 공식석상에서나 주변인과 같이 있는 모습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며 "시즌1에는 갑질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있었다면, 시즌2는 힘과 권력을 실어 잘 섞어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평소와 완전히 다른 스타일과 연기는 심이영 스스로에게도 활력이 됐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지난 몇 년 연속극을 하면서 제 모습을 많이 섞어 연기했던 것 같아요. 본연의 모습, 일상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여기서는 그런 모습을 배제하디시피 하고 순수하게 캐릭터를 만들어가니까. 날 못 알아보신 분들도 있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건 너무 감사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쉬움도 커요. 제가 만들어서 한 연기니까 약간은 선택지가 있잖아요. 화를 이만큼 낼까, 소리를 요만큼 지를까, 이 표정으로 할까 말까. 제 눈에는 다르게 할 걸 했나 하는 부분들이 보여서요."
올해로 결혼 10주년인 남편 최원영은 서로 영감을 주고받는 사이. 조용해 보여도 장난스럽고, 적극적인 행동파이기도 한 심이영을 두고 최원영이 "까도까도 양파 같다"고 할 만큼, 여전히 서로를 알아가는 사이 같다고 심이영은 웃었다. 그는 "서로 냉정하게 평가해주는 편이다. 오빠나 저나 딱 잘라말하지 않지만 조근조근 이야기한다"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안 풀리는 게 있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면 탁 하고 뭔가 올 때가 있다"고 귀띔했다.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7인의 탈출' 그리고 '7인의 부활'을 마무리하며 심이영은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녀는 "결과적으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라 안타까워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시고 기다려주신 것이 감사하더라"라며 "계속 밑거름이 되어 모두가 도약할 기회가 된 소중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심관장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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