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가장 두려운 ‘이것’...마법같은 신약 나왔는데 그 원리는 [교과서로 과학뉴스 읽기]
치매를 늦춘다는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국내에 도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만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싼 약값이 문제입니다. 새롭게 출시 된 치매 신약, 원리가 무엇일까요.
치매 치료제에 ‘단일클론항체’라는 말이 붙어 있는 이유, 바로 치매치료제가 ‘항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항원이 있을 텐데요, 많은 과학자는 이 항원을 ‘베타 아밀로이드’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치매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 바로 베타 아밀로이드(항원)이고 이 항원을 파괴하는 항체가 치료제가 되는 셈입니다. 항체를 이용한 백신의 원리와 같습니다.
치매의 원인 물질로 꼽히는 베타 아밀로이드는 우리 뇌는 물론 혈액 속에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 물질이 뇌에서 엉키기 시작하면 독성 물질이 흘러나와 뇌의 인지 기능을 떨어트리게 됩니다. 1906년 독일의 신경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가 처음 발견한 이 베타 아밀로이드는 이후 수많은 실험을 거쳐 치매의 원인으로 자리 잡습니다. 이 물질은 우리 뇌에 달라붙어 있기 때문에 물리적인 방법으로는 떼어낼 수 없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베타 아밀로이드의 생성을 막는 방식으로 치매 신약 개발이 시작됩니다.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한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항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2016년 일라이릴리의 ‘솔라네주맙’이 실패를 발표했을 때, 과학기술계에서는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은 끝났다’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신약 개발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했는데 효과가 없는 만큼 베타 아밀로이드가 정말 치매의 원인이 맞는지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과거 베타 아밀로이드 관련된 논문이 조작됐다는 뉴스도 나왔고, ‘타우 단백질’이라는 새로운 단백질도 치매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논란이 사그라든 것은 아니지만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이 아예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게 학계의 중론으로 보입니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치매에 영향을 미친다는 여러 연구가 뒷받침되는 만큼 가설이 틀렸다기 보다는 여러 요인이 치매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하는 게 맞을 듯합니다. 신약으로 출시된 레켐비 역시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치매 신약도 100% 치매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치매를 지연시킬 수 있는 효과가 확인된 만큼 미국 FDA가 신약 허가를 내줬는데, 효과와 부작용을 두고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최근 들어 여러 신약후보 물질들이 개발되고 있고, 레켐비처럼 출시도 되는 만큼 앞으로 수십 년 뒤에는 좋은 치료제가 나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는 점입니다.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은 레켐비보다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좋은 치매 신약이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될 때까지 우리는 운동을 열심히 하고 음식을 골고루 먹고, 뇌를 많이 쓰면서 최대한 치매에서 멀리 떨어진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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