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 없는 반려견공원… 혈세만 쏟아붓고 문 닫은 이유는? [밀착취재]

이보람 2024. 5. 1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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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한 지방자치단체 반려견 공원 시설이 한 달 여 후 폐쇄를 예고했다.

반려동물 1000만명 시대, 지자체가 돈을 들여 새로 시설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만든 반려견 공원 시설을 뜯어 없애는 이례적인 사례다.

14일 울산 중구 등에 따르면 2021년 6월 문을 연 함월반려동물전용공원은 1억5000만원을 들여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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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함월공원, 비효율 행정 비판
연간 운영비 5000만원 육박에도
공간 등 협소… 하루 6마리꼴 이용
개장 3년여 만에 7월 운영 중단

울산의 한 지방자치단체 반려견 공원 시설이 한 달 여 후 폐쇄를 예고했다. 반려동물 1000만명 시대, 지자체가 돈을 들여 새로 시설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만든 반려견 공원 시설을 뜯어 없애는 이례적인 사례다. 반려견 공원은 왜 문을 닫게 된 걸까.

울산 중구 성안동에 있는 함월반려동물전용공원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이달 10일 찾은 울산 중구 성안동 함월반려동물전용공원(689㎡). 공원 둘레에 쳐진 높이 150㎝쯤 되는 초록색 철제 울타리에 ‘운영 중단 안내’라고 쓰인 현수막이 나붙어 있었다. 7월1일부터 공원 운영을 중단한다는 내용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과 공원 벤치 3개, 반려견이 사용하는 터널, 외나무다리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지만, 반려견은 한 마리도 없었다. 목줄을 맨 흰색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주민은 반려동물 전용공원에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쳐 갔다. 공원 관리인은 “공간은 좁은 편이고, 몸 높이가 40㎝ 이상인 대형견은 사용할 수 없어 그와 관련된 민원이 많았다. 이용객도 많은 편이 아니어서 문을 닫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14일 울산 중구 등에 따르면 2021년 6월 문을 연 함월반려동물전용공원은 1억5000만원을 들여 지어졌다. 인건비와 폐쇄회로(CC)TV 운영비 등 매년 4800만원 정도의 운영비용이 쓰였다.

그러나 이용한 주민이나 반려견은 적다. 지난해에는 2300여마리가 공원을 이용했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에 6마리 정도만 공원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던 중 올 1월 울산시가 짓는 반려동물 건강문화센터(부지 3만3000여㎡)를 같은 성안동에 건립하기로 했다. 이 센터에는 중·소형견부터 대형견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공원이 마련된다. 중구 관계자는 “이용객은 적은데 운영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며 “중구 내에 다른 반려동물 전용공원 건립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있던 반려동물 공원을 없애는 울산과 달리 전국 곳곳에선 반려동물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부산에선 2026년까지 기장군에 반려동물테마파크, 사상구에 산학협력 반려동물놀이터 등을 조성하고 있다. 부산시는 16개 구군마다 한 곳씩, 16개의 반려동물 산책로까지 만든다. 평소 반려동물 왕래가 잦은 강변길이나 공원 산책로를 활용해서다.

인천 연수구도 오는 7월 송도국제도시 혜윰공원 내에 반려견 놀이터(2만7000여㎡)를 조성한다.

반려동물 시설이 늘어나는 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양육 인구 비율은 28.2%로, 2022년 25.4%보다 늘었다. 연관 산업 시장은 2022년 기준 8조원을 기록했고, 2027년 1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글·사진 이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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